노원구 1위…강남구·'영재학교·특목고' 학폭 심의 큰 폭 증가
1위 언어폭력 34%…신체폭력 30%, 사이버폭력 12%, 성폭력 9% 등
대입 불이익에도 작년 서울 고교 학폭 심의, 4년 새 최고
지난해 서울 내 고등학교 학교폭력(학폭) 심의 건수가 최근 4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026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학폭 이력이 있는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는 조치가 시행됨에도 학폭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12일 종로학원이 지난달 각 학교(292개)가 공개한 학교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내 고등학교 학폭 심의 건수는 작년 기준 693건으로 2020년∼2023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에는 지난해 기준 총 320개 고등학교가 있으며, 학폭 이력을 비공개한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분석한 결과다.

이는 2020년 412건(302개교 기준), 2021년 622건(320개교), 2022년 671건(305개교) 등 최근 4년 사이 최고치이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에는 학폭 심의 건수가 1천76건(320개교)이었지만 유행 후 비대면 등으로 급격히 줄다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지역별로 보면 학폭 심의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노원구(79건)였다.

다음으로는 강서구(53건), 은평구(52건), 강남구(48건), 송파구(44건) 등이었다.

특히 강남구는 2022년 33건에서 2023년 48건으로 크게 늘었다.

고교 유형별로는 일반고 학폭 심의가 전체의 62.3%로 가장 많았으며 특목자사고 8.1%, 예체능고 2.6%,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27.0% 등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영재학교와 특목자사고의 학폭 심의 건수가 전년(42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심의 건수가 가장 많은 학교는 양천구에 있는 A일반고(13건)였고 강남구의 B자사고(9건), 서초고의 C일반고(9건) 등도 많았다.

유형별로는 2호(접촉, 협박, 보복행위 금지)가 28.5%로 1위였으며, 3호(학교봉사) 20.8%, 5호(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20.6%, 1호(서면사과) 17.0% 순으로 나타났다.

행위는 언어폭력이 전체의 33.6%로 가장 높았고 신체폭력(29.7%), 사이버폭력(11.5%), 성폭력 9.1%, 강요 3.5% 등으로 집계됐다.

한편 학폭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2026학년도 입시부터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대부분 정시에서 학폭 조치를 받은 학생에 대해 감점을 적용하기로 했다.

특히 성균관대, 서강대는 2호 이상부터는 0점으로 처리해 사실상 불합격 처리된다.

수시에서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서는 1호부터 지원 불가 또는 감점 처리를 하기 때문에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입시정책 제재만으로 학교폭력 발생이 줄어들 것으로 단순 예상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며 "수험생들은 경미한 사안이라도 심의에 들어갈 가능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