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2034년까지 해체 목표…7월에 원안위에 승인 신청 예정"
월성1호기 해체계획서 공청회 열려…안전성·기술 확보에 관심
세계 최초 중수로 원전 해체 사례로 추진되는 월성원전 1호기 최종 해체계획에 대한 주민의견 수렴 공청회가 9일 경북 경주시 양남면 양남해수온천랜드에서 열렸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주최로 열린 이날 공청회에는 한수원 관계자와 경주지역 주민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만큼 이에 필요한 기술 확보와 안전성 여부에 상당한 관심과 우려를 표했다.

한 주민은 "원전 1호기 안에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을 건설해 폐기물을 임시 저장하겠다고 하는데 왜 해체계획서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있지 않느냐"며 "해체에 걸리는 15년간 보관하는 것은 임시 보관이 아니라 반영구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주민은 "즉시 해체하는 것보다는 상당 기간 안전한 상태로 유지해 방사능이 줄어들기를 기다린 뒤 해체하는 지연해체가 바람직한 것 같다"며 "월성 1호기가 가장 안쪽에 있는 만큼 2∼4호기를 다 영구정지한 뒤에 한꺼번에 해체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실제 해체는 6년이고 방사성폐기물처리장으로 이송할 때까지 병목 현상이 생겨 1년 정도 쌓여있을 수 있지만 15년간 보관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시간을 두고 기다렸다가 원전 4기를 한꺼번에 해체하려면 훨씬 더 큰 폐기물 처리시설 용량이 필요한 만큼 가동 정지한 원전을 놔두는 것보다는 빨리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날 공청회를 통해 영구정지한 경북 경주의 월성원전 1호기를 2034년까지 해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두 번째 원자력발전소이자 최초의 중수로형 원전인 월성 1호기는 1983년 상업 운전을 시작해 2012년 설계수명(30년)이 만료돼 가동이 중단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2015년 10년 연장운전 계속 운전 허가를 받고 발전을 재개했으나 정부의 탈 원전 정책으로 2019년 12월 영구정지가 확정됐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를 해체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최종해체계획서 초안의 주민 공람 절차에 들어갔고 9일 경주에 이어 14일 울산에서 공청회를 연다.

이어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7월까지 원안위에 해체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후 사용후 핵연료 냉각과 반출 절차를 거친 뒤 6년간 시설과 건물을 철거하고 2년간 부지를 복원할 계획이다.

독일 사례를 비춰봤을 때 원전을 해체할 때 일반폐기물이나 자체처분폐기물은 99.1%, 방사성폐기물은 0.9%를 차지한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를 해체할 때 1만4천500드럼의 방사성폐기물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병식 단국대 교수는 이날 공청회에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중수로 원전 해체 경험은 없다"며 "세계 최초의 경험 보유를 통해 중수로 해체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