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부실 대출 늘어…농협 측 "특이점 없었다"
'업무부담' 호소 지역농협 직원 숨져…지점 경영지표 '악화'
대전의 한 지역농협에서 여신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대전 A농협 직원 B(40대)씨는 지난달 말께 본인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업무처리 부담감 등을 호소하는 내용이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수사 종결됐다.

지역 금융업계에서는 A농협의 자산 건전성 악화로 대출 담당 직원이었던 A씨가 대출금 회수 압박 등 업무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 NH농협 경영공시에 따르면 A농협은 최근 1년 사이 회수 가능성이 낮은 대출이 증가하는 등 경영지표 대부분이 나빠졌다.

A농협의 연체대출금 비율은 2022년 0.37%에서 지난해 4.64%로 급증하며 자금 회수율이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1%에서 4.64%로 증가했지만, 대손충당금 비율은 179.75%에서 100.52%로 큰 폭 하락했다.

은행은 대출 회수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예상 손실금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하는데, 1년 사이 A농협에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지 않은 부실 대출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A농협의 경영지표는 다른 대전 지역 다른 단위농협보다 상대적으로 더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A농협 관계자는 "A씨가 10년 이상 근무하신 분에다 평소 동료들과도 잘 어울렸던 분으로 알고 있다"며 "연체대출금은 매년 발생하고, 정상화를 반복하는 데다 대출금 회수 업무도 한 명이 도맡는 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라고 볼만한 사항 등 특이점은 없었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