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시진핑과 3자 회담…"中, 러 핵 위협에 영향력 발휘해주길"
무역 갈등엔 "中 정부에 과잉 생산 문제 해결 촉구"
EU수장, 시진핑에 러·이란 '압박' 주문…"中이 역할해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서방의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인 러시아와 이란을 '압박'해달라고 주문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오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시 주석과의 3자 회담에서 '중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과의 우호에 무게를 뒀으나 다음달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집행위원장 연임을 노리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중국에 '할 말은 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회담이 끝난 직후 그는 별도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모든 영향력을 사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서로가 공감하는 부분과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 솔직하고 개방적인 교류와 토론을 했다"며 "가장 먼저 의견을 교환한 건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러시아의 무책임한 핵 위협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며 "나는 시 주석이 러시아의 지속적인 핵 위협에 맞서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또한 러시아에 치명적인 장비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약속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중국이 군사적 용도로 전용할 수 있는 이중 용도 상품의 러시아 공급을 줄이기 위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수장은 중동 정세에 대해서도 대화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역내 안정에 대한 이란의 직접적인 위협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했으며, 중국이 이란의 탄도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의 무책임한 확산을 제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EU수장, 시진핑에 러·이란 '압박' 주문…"中이 역할해야"
EU와 중국 간 무역 갈등 문제도 회담 테이블에 올랐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선 중국의 보조금 지원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중국은 전기차를 비롯해 제조업 부문에 대대적인 지원을 계속하는데 세계는 중국의 과잉 생산을 흡수할 수 없다"며 "저는 중국 정부에 구조적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시장 접근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며 "무역이 공정해지려면 서로의 시장에 대한 접근도 상호주의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정상은 핵심 원자재의 공급망 다각화에 대한 방안도 논의했다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EU와 중국의 관계는 복잡하다"며 "우리 시장은 공정 경쟁과 투자에 개방됐지만 그것이 우리의 안보를 해치고 우리를 취약하게 한다면 필요한 무역 방어 수단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