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금원산생태수목원 구상나무 묘목 3천그루 키워…"활착률 좋아"
'멋진 크리스마스트리' 구상나무 10년째 복원…멸종위기 벗을까
구상나무는 한반도에서만 서식하는 상록침엽수 고유종이다.

해발 1천500m 안팎 고지대에서 잘 자라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에서만 구상나무를 볼 수 있다.

서양 사람들은 구상나무를 '한국 전나무'(Korean Fir)로 부른다.

20세기 초 서양으로 구상나무 종자가 반출되면서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트리용 나무로 인식한다.

최근 이상기온 영향으로 한라산, 지리산에 자생하는 구상나무가 집단 고사하는 현상이 매년 발생한다.

산림당국, 환경단체는 지구 온난화로 고산지대조차 내린 눈이 쌓이지 않으면서 구상나무가 겨울철 강수량 부족으로 고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유찬열 금원산산림자원관리소 지방녹지연구사는 "겨울철에 눈이 쌓여야 구상나무에 수분을 공급하는데, 기후변화로 눈밭이 만들어지지 않아 구상나무가 죽는 것으로 의견이 모인다"고 말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우리나라 산림청은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멋진 크리스마스트리' 구상나무 10년째 복원…멸종위기 벗을까
이처럼 구상나무가 멸종 위기에 처하면서 경남도는 공립 금원산생태수목원이 10년째 구상나무 복원사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금원산생태수목원은 거창군 위천면 해발 900m 내외 고산지역에 있다.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구상나무를 보존하기 적합한 곳에 수목원이 자리잡았다.

금원산생태수목원은 2014년부터 국립산림과학원과 공동으로 구상나무 종보존 사업을 시작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리산 반야봉, 제석봉, 천왕봉 인근 구상나무 군락지에서 채취한 종자(씨)를 금원산생태수목원이 받아 묘목을 키우는 형태로 협업한다.

'멋진 크리스마스트리' 구상나무 10년째 복원…멸종위기 벗을까
금원산생태수목원은 최근까지 구상나무 묘목 3천여 그루를 키웠다.

구상나무가 잘 적응하도록 5년 이상 키운 묘목을 심었다.

금원산생태수목원은 2019년 5년생 구상나무 묘목 1천350그루를 금원산 정상 쪽에 처음 심었다.

이어 2021년 덕유산 일대에 7년생 구상나무 묘목 1천600그루를, 올해는 지난달 30일 경남 함양군 월봉산에 10년생 묘목 270그루를 식재했다.

유찬열 연구사는 "2019년 심은 구상나무 묘목은 활착률(옮겨 심은 나무가 사는 비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잘 적응했다"고 전했다.

금원산산림자원관리소 박준호 소장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고유 수종 구상나무 보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원산생태수목원은 구상나무 외에 구상나무와 친척뻘인 상록침엽수 분비나무 보존사업도 준비 중이다.

'멋진 크리스마스트리' 구상나무 10년째 복원…멸종위기 벗을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