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에 3차원(3D) D램 초기 버전을 공개하고 2030년 본격 양산한다. 3D D램은 데이터 저장 공간인 셀을 현재처럼 수평으로 배치하는 게 아니라 수직으로 쌓아 단위 면적당 용량을 키운 제품이다. D램 여러 개를 쌓아 데이터 처리 용량을 키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달리 개별 D램의 내부 구조 자체를 바꾼다는 점에서 반도체 성능의 한계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된다.

▶본지 4월 3일자 A1, A3면 참조

삼성전자는 2일 뉴스룸을 통해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D램에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를 활용하는 새로운 구조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2030년 3D D램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3월 한 학술행사에서 3D D램 개발 로드맵을 공개한 이후 2개월 만에 제품 양산 시점을 공식화한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VCT 기술을 활용한 초기 버전의 3D D램을 2025년 선보이고 전체 셀을 쌓아 올린 ‘적층 3D D램’은 2030년께 선보인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 양산할 예정인 인공지능(AI) 가속기(AI 학습·추론에 최적화된 반도체 패키지) ‘마하1’에 이어 차세대 제품인 ‘마하2’ 개발에 들어갔다.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사내 경영설명회에서 “마하1을 개발하는 동시에 5월 1일부터 마하2 개발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사업에 적극적인 빅테크를 대상으로 마하2를 납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