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위기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열린 민주주의'
[신간] 고객을 유혹하는 온라인 업체의 속임수…'다크패턴의 비밀'
▲ 다크 패턴의 비밀 = 해리 브리그널 지음. 심태은 옮김.
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면 한정, 마감 등의 알림에 나도 모르게 클릭하는 경우가 있다.

더구나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라면 클릭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그러나 제시된 가격보다 최종 구매 가격이 더 비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이른바 '다크패턴'이라고 불리는 업체의 기술에 농락당했다면 말이다.

'다크패턴'이란 사용자의 자율성, 의사결정, 선택을 방해하거나 손상하도록 설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를 말한다.

쉽게 말해 소비자를 속이는 기만적 기술을 의미한다.

업체들은 인간 지각·이해·의사결정의 취약성, 자원 고갈의 압박, 중독 등 다양한 소비자의 취약성을 파고들어 이윤을 챙기고 그 과정에서 다크패턴을 활용한다.

컴퓨터공학자이자 '다크패턴'이라는 용어를 만든 저자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구독 경제, 비대면 금융거래 등 새로운 형태의 전자상거래가 끊임없이 생겨나면서 다크패턴도 만연하고 있다.

2022년 유럽 의회가 검토한 웹사이트와 앱의 97%가 하나 이상의 다크패턴을 적용하고 있었다.

또한 소에 등의 학자들이 2020년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영국·미국의 뉴스 및 잡지 웹사이트 300곳의 쿠키 동의 알림을 분석한 결과 99%가 다크패턴을 사용했다.

칠레 전국소비자서비스(SERNAC)는 2021년 연구를 통해 칠레의 쇼핑몰 64%가 기만적 패턴을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가 확인한 바도 이들 연구 결과와 비슷하다.

저자는 에어비앤비 같은 글로벌 숙박 예약 사이트부터 대선 후보의 후원금 모금까지 현대 사회 곳곳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다크패턴 기법을 파헤친다.

아울러 다크패턴에 취약한 인간의 지각적 특성부터, 디폴트 효과·앵커링·프레이밍·매몰 비용의 오류 등 인지 편향을 일으키는 심리적 특성도 함께 조명한다.

어크로스. 344쪽.
[신간] 고객을 유혹하는 온라인 업체의 속임수…'다크패턴의 비밀'
▲ 열린 민주주의 = 엘렌 랜드모어 지음. 남상백 옮김.
브렉시트, 트럼프 현상 이후 대의 민주주의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팬데믹 사례에서 보듯,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민주주의는 무력한 맨얼굴을 드러냈다.

지금 어디서나 민주주의의 위기를 말한다.

그러나 예일대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는 어쩌면 이런 '민주주의의 위기'가 실제로는 민주주의의 활력을 나타내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브렉시트와 트럼프 현상은 민주주의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정치가와 제도에 대한 대중의 분노와 불신의 산물로,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국민의 권력을 보호하지 못하는 엘리트주의 정치 시스템에 대한 거부라는 것이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한다.

즉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는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지나치게 엘리트주의적이고 국민의 민주적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는 기존 민주주의 패러다임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는 엘리트주의가 아니라 평범한 시민에 의한 대의 민주주의가 정치를 복원할 '열린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면서 시민이 개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아이슬란드 사례 등을 통해 민주주의의 또 다른 가능성을 모색한다.

다른백년. 484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