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악마화' 탓하기 전 국민이 왜 적대감 갖는지 돌아봐야"
환자단체 "의료개혁 목적은 환자 권익 보장…의료사고특례법 재논의해야"
보건의료노조 "의협·전공의 특위 불참, 국민 기대 찬물 끼얹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25일 출범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의사단체들이 참여하지 않은 것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대한의사협회(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특위 불참은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바라는 환자와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것은 누가 봐도 억지이고 명분이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의사단체들은 더 이상 환자 생명을 볼모로 강대강 대치를 연장시켜서는 안 된다"며 "'의사들을 악마화하지 말라'고 정부와 언론을 탓하기 전에 왜 국민이 의사들에게 적대감을 갖는지 되돌아보며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특위가 본격적인 의료개혁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하지만 국민을 대표하고 민의를 대변하는 정당들이 빠졌고, 의료개혁 과제를 꾸준히 제기해온 의료기관 노동조합도 빠졌다.

정부가 하고 싶은 의료개혁 방안에 손을 들어주는 자문기구의 한계를 드러낼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위가 사회적 협의체로 역할을 하려면 단순한 대통령 자문기구가 아니라, 독립적인 사회적 대화체로 격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산하인 보건의료노조는 간호사 등 보건의료 분야 종사자가 참여하는 단체로, 조합원 수는 8만3천여명에 달한다.

이번 특위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조는 제외되고, 대신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의장이 포함됐다.

보건의료노조 "의협·전공의 특위 불참, 국민 기대 찬물 끼얹어"
환자단체는 특위가 정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형식적 기구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앞으로 증원될 의사인력이 필수·지역의료에 종사하도록 의료체계를 개혁하는 사회적 논의체가 구성돼 운영된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안 등 국민과 환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마련한 정책을 특위에서 다시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은 필수의료 분야 의료인이 과실로 환자 사망사고를 냈더라도 보상한도가 없는 '종합보험·공제'에 가입했다면 형을 감면받을 수 있게 해 환자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

연합회는 "이번 의료개혁이 의대 증원에 따른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해 의료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된다면 향후 또다시 환자들이 피해 볼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의료개혁의 궁극적 목적은 환자 투병 및 권익 보장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위는 정부가 이미 정한 의료개혁 방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모양새를 보여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 "의협·전공의 특위 불참, 국민 기대 찬물 끼얹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