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무기의 성능을 가르는 건 결국 미세한 차이다.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더 잘 버티고, 높은 열을 이겨내는 미세한 차이를 만드는 게 바로 희소금속이다. 미국 의회조사처에 따르면 F-35 스텔스 전투기에는 417㎏, 이지스함에는 2358㎏,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에는 4172㎏의 희소금속이 들어간다. 스텔스 전투기에는 상대편 전파를 흡수하는 인듐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는 탄두 보호재로 사용되는 베릴륨이 쓰인다.문제는 희소금속의 90%가량을 중국이 공급한다는 데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국이 희소금속 수출 통제를 가장 먼저 꺼내 든 배경이다. 업계에선 희소금속 공급 부족이 장기간 지속되면 방위산업계는 물론 반도체, 배터리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중 갈등에 가격 폭등9일 업계에 따르면 인듐은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t당 380달러에서 400달러로 5.3% 올랐다. 작년 1월 3일(t당 260달러)과 비교하면 53.9% 상승했다. 인듐은 스텔스 전투기 등에서 전자파 흡수 물질로 사용될 뿐 아니라 반도체 기판과 태양광 패널,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도 쓰인다. 탄약 내구성을 높여주고 방호복 재료로 이용되는 안티모니는 작년 1월 19일 t당 1만3300달러에서 지난달 28일 6만2000달러로 366.2% 올랐다. 비스무트는 올 들어 지난 5일까지 두 달여 만에 483.2% 폭등했다.희소금속 가격이 오르는 건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수요는 크게 늘어난 반면 중국의 수출 통제로 공급은 확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분쟁이 생길 때마다 희소금속 수출 통제를 압박 카드로 사용했다. 2010년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가 대표적이다.중국은 ‘자원 무기화’를 노골화하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첨단 무기 등을 제조할 때 반드시 들어가는 안티모니와 비스무트 등 희소금속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서 세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 통제에 나선 영향이다. 국내 기업은 희소금속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에 대비해 재고 확보와 수입처 다변화에 나섰다. 9일 시장조사업체 패스트마켓에 따르면 반도체와 방탄유리, 탄약 제조 등에 쓰이는 비스무트는 지난 5일 ㎏당 77.16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 1월 3일 13.23달러에서 두 달여 만에 여섯 배가량 올랐다. 비스무트는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며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자 지난달 4일 비스무트와 인듐, 텅스텐 등 5개 희소금속의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했다.탄약과 미사일, 포탄 제조 등 방산 핵심 소재인 안티모니 가격도 급등했다. 작년 1월 19일 t당 1만3300달러이던 안티모니는 지난달 28일 6만2000달러로 1년 만에 4.7배 올랐다. 작년 9월 중국이 수출 통제에 들어간 여파다. 디스플레이 패널과 태양광 패널 등에 쓰이는 인듐 가격은 1년 전 t당 260달러에서 지난 5일 400달러로 53.9% 상승했다.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방산 등 국내 주요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주요 기업은 희소금속 비축 물량을 점검하는 동시에 중국 외 수입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연과 구리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안티모니와 인듐, 셀레늄 등을 부산물로 얻는 고려아연과 LS MnM은 희소금속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방산·반도체 핵심재료 가격 급등…산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이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모델 도입을 추진한다. 금융회사와의 거래 실적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신용평가의 한계를 넘어 쇼핑이나 통신·교통비 등 일상 데이터까지 신용의 기준으로 삼는 이른바 ‘신용 4.0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대출 심사에 ‘네이버페이스코어’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페이스코어는 네이버페이와 NICE평가정보가 함께 개발한 개인 신용평가 모델이다. 네이버페이 이용 내역 등 비금융 정보와 NICE평가정보의 금융 정보를 활용한다. 시중은행이 비금융 정보를 적용한 신용평가 모델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중銀도 '대안평가'로 금융 사각지대 해소신한·농협, 네이버페이와 맞손…1300만 '대출 소외계층'에 적용신한·농협 등 시중은행이 핀테크 기업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신용평가 모델을 정교화하기로 한 것은 사회초년생, 고령층 등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thin filer)’가 금융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판단해서다. 대안 신용평가를 도입해 금융 소외계층에게 대출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기대다. 국내에서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해 제대로 된 신용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1300만 명에 달한다.기존 신용평가의 변별력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시중은행이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이다. 최근 들어 신용점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신용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신용점수 900점(1000점 만점)을 넘는 고신용자가 전체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