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2일)부터 대통령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4·10 총선 패배의 원인으로 꼽힌 윤 대통령의 ‘불통’ ‘독단’ 이미지를 스스로 벗어내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이후 참모들에게 “권위적으로 비친 모습을 바꿔나가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동안 현장을 여러 차례 직접 챙겼지만, 직접 나서는 것이 민심에 긍정적이지 않았다”는 취지의 말을 꺼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올초부터 24차례 민생토론회를 생중계로 진행하며 정책 현안을 챙겼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업무 지시 등을 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며 권위적인 이미지가 부각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윤 대통령은 앞으로 자신이 전면에 나서는 일정을 줄여 나가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간 소통, 경청 등 감성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여러 차례 보고됐고, 윤 대통령 또한 그 부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윤 대통령은 기존과 사뭇 다른 행보를 보였다.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인선을 직접 기자들 앞에서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인선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기도 했다. 같은 날 경기 과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린 ‘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실무진이 작성한 기념사 원고 분량을 절반 넘게 줄였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장 일정뿐 아니라 공식 석상에서의 발언도 이전보다 줄이고, 보다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고자 하는 것이 대통령 생각”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간담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언론과 소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