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맛집' 명동교자, 1만1000원 칼국수 팔아 번 돈이…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22일 오전 10시반. 서울 명동에 자리 잡은 명동교자 본점은 오픈 시간부터 손님으로 북적였다. 여행용 캐리어를 이끌고 온 외국인 관광객들과 인근 직장인들로 붐볐다. 1966년 문을 연 이 식당은 닭육수로 맛을 낸 칼국수와 마늘이 듬뿍 들어간 김치로 유명하다. 2017~2023년 7년 연속으로 레스토랑 평가서인 미쉐린가이드의 '빕구르망(가성비 식당)'으로 선정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명동교자는 1만1000원짜리 칼국수를 팔아 작년 3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동네 맛집들이 한둘이 아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한때 몸살을 앓았던 맛집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실적을 키우는 곳들도 적지 않았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미헌과 명동교자, 새벽집, 해운대암소갈비집을 비롯한 전통의 맛집들이 각각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 갈비탕 맛집으로 유명한 사미헌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82억원, 24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11월 사미헌의 가정가편식 누적 판매량이 1000만팩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사미헌의 가정간편식을 비롯한 제품매출(277억원)이 음식점매출(104억원)을 웃돌았다.

해운대암소갈비집은 1964년 부산 해운대의 대표 식당으로 꼽힌다. 숯불 한우갈비구이가 인기 메뉴다. 갈비구이를 먹고 난 뒤에 철판에 감자면을 끓여 먹는 것이 별미로 꼽힌다. 가수 이상순 씨의 외가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48억원, 48억원을 올렸다.

서울 청담동을 대표하는 맛집인 새벽집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110억원, 12억원을 올렸다. 1995년에 청담동에 문을 연 식당은 꽃등심이 대표메뉴다. 하지만 육회비빔밥과 따로국밥을 찾는 손님들이 더 많다. 24시간 영업하는 식당이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새벽집은 여전히 24시간 운영된다. 새벽집 관계자는 "밤에도 찾는 손님들이 적잖아 24시간 영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게는 온라인을 통해서 가정간편식인 '새벽집 진갈비탕'을 판매하면서 부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명동교자가 압도적이다. 명동교자는 지난해 매출 279억원, 영업이익 98억원을 거뒀다. 이 가게의 영업이익률은 33.3%로 5~10% 수준인 여타 유명 맛집을 웃돈다. 명동교자는 명동 직영점 등의 건물·토지 소유주로 임대료 부담이 없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다. 올해 2월에 대표 메뉴인 칼국수 가격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주요 빵집·디저트가게들도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돌풍을 일으킨 대전의 성심당을 이을 쟁쟁한 빵집들이 적잖다는 평가가 나온다. 1992년 문을 연 천안의 명물 빵집인 뚜쥬루과자점(법인명 뚜쥬루개발)도 지난해 처음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4개 지점을 운영하는 뚜쥬루과자점은 돌가마로 구워낸 돌가마만주, 뚜쥬르통팥빵, 거북이빵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12억원, 6억원을 올렸다. 무지개 케이크로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지에 지점을 연 케이크 가게인 도레도레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70억원, 10억원을 올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