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상품으로 인기몰이한 ‘초저가’ 소매 유통업체와 오너들이 막대한 부를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한국 아성다이소를 비롯해 인도,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소매 유통업체 총수들의 재산이 인플레이션을 거치며 최대 네 배 늘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미니소그룹의 예궈푸 회장 자산은 2022년 이후 네 배 뛰어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일본 잡화점 돈키호테 창업자인 야스다 다카오 회장의 재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시아 소매 유통업체 오너들은 실적 호조와 주가 상승에 힘입어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축적했다. 인도 애비뉴슈퍼마켓 창업자인 라다키샨 다마니 회장의 재산은 176억달러(약 24조1700억원)로 집계됐다. 애비뉴슈퍼마켓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32%가량 상승해 다마니 회장은 포브스가 선정한 인도 부자 9위에 올랐다. 지난달 말 상장한 일본 슈퍼마켓 운영사 트라이얼홀딩스는 같은 기간 주가가 최대 50%가량 치솟아 창립자 나가타 하시오는 이 기간 13억달러(약 1조787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 운영사인 아성다이소가 대표적인 기업이다. 회사 가치를 11억달러(약 1조5112억원)로 추산할 경우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가족의 재산은 7억달러(약 9617억원)가량 불어났다고 추정했다. 블룸버그가 박 회장을 억만장자로 분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창사 후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초저가 소매 유통업체의 매출은 2022년 2.3%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5.1% 증가한 2247억달러로 집계됐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