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로 붐비는 애슐리퀸즈 NC강서점. (사진=이랜드이츠)
사람들로 붐비는 애슐리퀸즈 NC강서점. (사진=이랜드이츠)
50대 회사원 이 모 씨는 최근 팀 회식 장소를 무한리필 돼지갈비집으로 정했다. 1인당 가격은 1만8900원. 술값을 더해도 총 8명이 참석한 회식비는 약 20만원 정도였다. 김 씨는 "요즘 같은 고물가에 회식 한 번 하면 30만원은 훌쩍 넘는데, 무한리필 가게 덕분에 회식비를 많이 아꼈다"며 "앞으로 자주 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고물가로 인해 무한리필, 뷔페 등 가성비 매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한때 파인다이닝, 오마카세 등에 밀려서 점포를 줄이던 브랜드들은 최근 들어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고 있다.

2만원대에 식사·디저트까지...매출 2배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애슐리퀸즈'가 대표적이다. 16일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애슐리퀸즈 뷔페 매장은 84곳이다. 지난해 말에는 77곳이었는데, 3개월 만에 7곳이 늘었다. 올해 안에는 신도시·복합몰을 중심으로 출점해 매장을 15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애슐리퀸즈가 공격적인 출점에 나서는 건 그만큼 수요가 크게 늘어서다. 지난달 애슐리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2배로 훌쩍 뛰었다. 가장 큰 강점은 '가성비'다. 애슐리퀸즈 가격은 성인 기준 평일 2만5900원, 공휴일·주말 기준 2만7900원이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3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한식·일식·양식 등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해결할 수 있어 아이를 데리고 오는 '영맘'들이 많다"고 했다.

애슐리뿐 아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마트 안에 입점한 식음료(F&B) 매장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 늘었다. 대부분은 무한리필과 뷔페 매장이었다. 초밥 뷔페 '쿠우쿠우' 강동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누적 매출이 목표치의 2배를 넘어섰다. 전국 16개 홈플러스 점포에 입점한 무한리필 떡볶이 '두끼'도 지난달 이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고,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 상봉점은 지난 1년간 누적 매출이 목표치 대비 104%를 찍었다.

냉면부터 치킨까지...치솟는 물가

무한리필과 뷔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건 최근 외식물가가 치솟고 있는 것과 맞닿아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판매하는 냉면 평균 가격은 1만1462원으로 1년 전보다 7.2% 비싸졌다. 김밥(3323원·전년 동기 대비 6.4%), 비빔밥(1만769원·5.7%), 짜장면(7069원·4%), 김치찌개 백반(8000원·4%) 등도 일제히 올랐다.

4.10 총선이 끝나자 가격 인상을 고심하던 외식업체들도 잇따라 상품값을 올리고 있다. 굽네치킨은 대표 메뉴 '고추바사삭'을 포함한 메뉴 9종의 가격을 1900원씩 올렸다. 파파이스도 치킨, 샌드위치의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인건비 등이 오른 만큼 당분간 외식업체의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