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애국가' 명칭 안쓰나…'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 표기
한국과 별개의 길을 가겠다고 선포한 북한이 애국가 가사를 바꾼 데 이어 국가(國歌) 명칭까지 변경한 정황이 확인됐다.

18일 조선중앙TV는 이틀전 있었던 평양 화성지구 2단계 준공식 행사를 재방송하면서 가수 김류경이 부른 기존 '애국가'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로 표기한 자막을 화면에 송출했다.

지난 17일 첫 방송 때는 '애국가'로 표기한 자막이 화면에 나왔는데 하루 만에 바뀐 것이다.

북한은 사회주의헌법 제171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가는 '애국가'이다"라고 헌법으로 국가의 명칭을 규정해뒀다.

북한이 헌법을 개정하려면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논의해야 하는데 북한 매체들에서 관련 보도는 나온 바 없다.

이에 헌법 개정 전이라도 '애국가' 명칭을 쓰지 않기로 했을 개연성이 있다.

북한이 '애국가'라는 명칭을 버렸다면 이는 한국의 국가와 동일하기 때문일 수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을 동족이 아닌 '적대적 두 국가'라고 선언한 상황에서 국가 명칭도 차별화하겠다는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

앞서 북한은 애국가 기존 가사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을 지난 2월께부터 '이 세상 아름다운 내 조국'으로 바꿔서 부르고 있다.

한반도 전역을 뜻하는 '삼천리'를 가사에서 지운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라고 발언했다.

이어 올해 1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 족속들과는 민족중흥의 길, 통일의 길을 함께 갈 수 없다"며 헌법에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과 같은 표현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