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맥주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음주 트렌드 변화로 전체 맥주 수입량은 줄고 있지만 일본 맥주 수입량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왕뚜껑 맥주’ 열풍을 일으킨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을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질주하는 日맥주…1분기 수입액 125% 늘었다
17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량은 1만7137t으로 2019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8422t)와 비교해선 103.5% 급증했다. 전체 수입 맥주의 35.5%가 일본산이었다. 수입액 역시 작년 1분기 662만7000달러에서 올 1분기 1492만5000달러로 125% 넘게 늘었다. 반면 전체 맥주 수입량은 주 소비층인 Z세대 음주 취향이 위스키와 하이볼 등으로 옮겨 간 여파로 전년 동기보다 24.1% 감소했다.

일본 맥주는 2011~2018년 연간 수입액 국가별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2019년 7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순위가 급락했다. ‘노 재팬’ 분위기가 확산하며 일본 맥주가 불매 운동의 주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일본 맥주는 지난해 5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작년 7월 국내에 정식 출시돼 편의점 ‘오픈런’까지 일으킨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이 일본 맥주의 부활을 이끌었다. 지난달 국내 편의점 업체 A사의 전체 맥주 매출 중 일본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4.7%로 전년 동기(5.9%) 대비 두 배로 높아졌다. 올 1분기 일본산 위스키 수입량도 전년 동기보다 31.3% 늘었다.

아사히 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는 지난해 1386억원의 매출을 올려 역대 최고 실적을 썼다. 영업이익은 420억원으로 전년(35억원)보다 10배 이상 급증했다.

2022년 연간 수입액 1위를 기록한 중국 맥주는 1분기 2위로 내려앉았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작년 10월 불거진 ‘소변 맥주’ 파문의 여진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칭따오 수입사인 비어케이는 지난해 8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손실 규모가 전년 대비 네 배로 늘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