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선사 주지 호산스님(행렬 선두)이 1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보스턴미술관에서 부처님 진신사리와 고려 고승들의 사리를 마주하고 있다. /조계종 제공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행렬 선두)이 1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보스턴미술관에서 부처님 진신사리와 고려 고승들의 사리를 마주하고 있다. /조계종 제공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고려시대 고승들의 사리가 85년 만에 고국 품으로 돌아온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스님과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을 비롯한 대표단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미술관을 방문해 사리 기증 관련 행정절차와 이운(移運) 의식을 마치고 사리를 인수했다.

이날 호산 스님은 “부처님 진신사리와 역대 조사의 사리가 환지본처(還至本處)한다는 점에서 말할 수 없이 감격스러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보스턴미술관 관장인 매튜 테이틀바움은 “커다란 종교적 중요성을 지닌 성물을 기증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했다.

조계종이 받은 사리는 가섭불, 정광불, 석가모니 등 부처님 3명과 고려시대 고승인 나옹선사(1320∼1376), 지공선사(?~1363)의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사리를 모셨던 사리구엔 석가모니와 지공·나옹선사의 사리 4과만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조계종은 가섭불, 정광불과 관련한 여러 개의 편(片)도 확인했다.

사리는 조계종 대표단과 함께 오는 18일 귀국한다. 1939년 일본에 유출된 사리구와 사리를 보스턴미술관이 취득해 소장한 이후 85년 만에 돌아오는 것이다. 조계종은 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사리의 귀환을 보고하는 고불식을 치른 후 취재진에 이를 공개한다. 다음 달 19일엔 원소장처로 추정되는 경기 양주시 회암사지에 사리를 봉안하는 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