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주제 넘어가 보죠.

여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 동력이 약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감독당국은 여야 상관없이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의 고삐를 다시 당기고 있는데요.

김 기자, 오늘(17일)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간담회를 연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거래소는 오늘 오전에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듣는데요.

이틀 전에도 외국계 증권사들과도 릴레이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맥쿼리, 모건스탠리 등 총 8곳이 참석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견을 전달했는데요.

참석자들은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선 다양하고 구체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한, 정부와 유관기관, 기업 모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일관성 있게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는데요. 총선 이후 밸류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모습인데, 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마침 같은 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국내 주요 대기업 사장과 부사장들을 대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죠.

이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밸류업은 단순히 일회성 쟁점이 아니고, 꾸준히 추진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자본시장 발전에 여야 모두 동의할 것이라며, 밸류업 정책에 힘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이번 주에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한 간담회만 벌써 세 차례 열렸는데요.

금감원이 직접 밸류업 불씨 살리기에 나섰는데, 저PBR주는 아직 요지부동한 모습입니다. 주가 흐름 살펴볼까요?

<기자>

네, 우선 오늘은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고요. 뚜렷한 상승세는 보이지 않죠.

대표적인 저PBR주로 꼽히는 은행과 보험, 증권주 흐름도 살펴봤는데요.

총선 이후부터 전날까지 KRX 보험 지수가 7.43% 떨어지면서 KRX 지수 중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KRX 은행(-6.13%)과 KRX 증권(-5.69%) 지수도 코스피 상승률(-3.53%)을 밑돌았는데요.

반면, KRX 자동차 지수는 3.37% 오르면서 KRX 지수 중 상승률이 가장 돋보였습니다.

최근 중동 리스크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1,400원대를 돌파했죠. 현대차나 기아 등 자동차주는 대표적인 수출 업종으로, 고환율 수혜주로 꼽히면서 상승세를 탄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사실상 총선 이후에 밸류업 프로그램과 저PBR주 열풍이 다시 불려면, 어떤 모멘텀이 필요해 보이거든요.

업계 관계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눠봤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든 분위기라고 전했는데요. 세법과 상법 등 세제 개편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반등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다고 조언합니다.

NH투자증권은 "법인세나 배당소득세 부담을 줄여주는 세제 지원 방안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야권을 설득할 수 있는 교집합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이투자증권과 신영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모두 밸류업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고 분석합니다. 결국 밸류업이 큰 효과를 보려면 기업과 투자자 모두 체감할 수 있는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다만, 밸류업 정책의 추진력이 떨어져도 프로그램의 연속성은 유효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운용업계 관계자들은 거래소가 개발 중인 밸류업 지수나 상장지수펀드(ETF)에도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정부와 거래소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고요. 다음 달 중 최종안을 발표하고, 통합페이지를 공개할 계획입니다.


김대연기자 bigkite@wowtv.co.kr
'밸류업 일병 구하기'…"세제 개편이 모멘텀" [백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