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확정해 공개된 국제회계기준(IFRS)18 기준서를 놓고 국내 상장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업손익’ 항목의 의미가 2011년 K-IFRS 전면 도입 이후 약 13년 만에 확 바뀔 예정이어서다.
13년 만에 바뀌는 회계 기준…영업이익 개념 달라진다
16일 한국회계기준원과 한국거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은 서울 여의도동 한국거래소에서 ‘IFRS18 재무제표 표시와 공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상장사 등의 의견을 수렴했다. IFRS18은 2027년 1월부터 전면 도입된다. 국내 상장사는 매년 3개년치 재무제표를 공시하기 때문에 사실상 내년부터 새 기준을 반영한 재무제표 작성에 나서야 한다.

IFRS18에 180여 개국이 쓰는 기존 IFRS에는 없던 영업손익 개념을 새로 넣었다. 문제는 한국에선 IFRS 도입 이전 K-GAAP 시기부터도 영업손익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국내 기업은 매출에서 매출원가, 판매비와 관리비 등을 차감해 영업손익을 표시해왔다.

새 기준서는 영업손익을 투자손익과 재무손익을 제외한 모든 잔여손익으로 규정하는 게 특징이다. 이렇다 보니 기존엔 국내에서 영업외손익으로 구분했던 각종 항목이 영업손익으로 뭉뚱그려진다. 유무형자산 손상차손, 처분손익, 기부금 등이 그렇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김용범 KT&G 재무실장은 “기업이 사업장을 철수하거나 생산라인을 폐쇄하는 등 일시적인 유형자산 변동건도 영업손익에 반영된다”며 “투자자들이 오히려 더 헷갈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주사 손익계산서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새 기준은 지분법손익을 영업손익에서 빼고 투자손익 범주로 분류한다. 하지만 국내 상장 지주사 다수는 관계기업 등에 대한 지분 보유에 따른 지분법손익을 영업손익으로 포함하고 있다. 국내 규정상 지주회사의 사업 목적이 관계기업 등의 주식을 소유하는 것인 만큼 지분손익도 영업활동에 따른 결과라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이유로 일부 지주사는 연결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