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아이유 렌즈' 인터로조, 갑작스러운 상폐 위기…잠재적 원매자들에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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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확한 재고자산…감사의견 거절
회계법인·투자자 소송 비화될 가능성도

정정 과정에서 실적 축소 불가피
기회 엿보는 원매자들…가격 협상력 높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수 아이유 렌즈로 유명한 콘택트렌즈 제조사 인터로조가 불명확한 재고자산 집계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습니다. 자칫 투자자 소송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사항이죠. 인터로조 경영권 인수를 검토하던 잠재적 원매자들에겐 이번 거래정지 사태가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터로조는 지난 5일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퇴출 사유가 발생해 한국거래소의 거래정지 조치를 받았습니다. 주당 2만4900원에 거래가 멈춰선 인터로조의 시가총액은 3291억원에 달하죠.

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 말 재고자산 460억원과 관련해 정확한 재고자산 목록을 제시받지 못했다"며 감사의견 거절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간 인터로조의 감사는 이촌회계법인이 맡았으나 지정 감사제에 따라 지난해 감사인이 삼일회계법인으로 변경됐죠.

자칫 소송전으로 이어질 수도

재고자산은 재무와 현금흐름 등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으로, 재고자산 수량이 달라지면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 지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이번 감사인 지적에 따라 인터로조의 2021년, 2022년 감사보고서 내 매출과 영업이익, 자산 등이 정정됐습니다. 2021년 매출액은 기존 1168억원에서 1269억원으로 약 8% 감소했죠. 2022년 매출액은 7%가량 축소됐습니다. 2021년과 2022년 영업이익도 각각 기존보다 20%, 22% 줄었습니다.
[마켓PRO] '아이유 렌즈' 인터로조, 갑작스러운 상폐 위기…잠재적 원매자들에겐 기회
인터로조 감사의견 거절 사태가 소송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번 인터로조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은 자칫 이촌회계법인의 금융위원회 제재로 이어질 수 있죠. 따라서 이촌회계법인이 감사업무를 적절히 수행했음을 입증하기 위해 소송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인터로조 경영진 측이 문제를 알면서도 재고자산 과대계상에 나섰다면 투자자들 소송으로 비화될 수 있습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162조에 따르면 사업보고서의 중요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는 바람에 주식 투자자가 손해를 입으면 회사가 배상 책임을 진다고 명시돼 있죠. 인터로조는 국민연금공단이 지분 8.56%를 보유할 정도로 유망 회사로 분류됐는데 이번 감사의견 거절로 갑자기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면서 투자자들의 손해를 야기했죠.

가격 협상력 높일 수 있는 기회

인터로조는 향후 재감사를 통해 일부 오류를 소명하겠단 입장입니다. 하지만 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정정 과정에서 인터로조의 실적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켓PRO] '아이유 렌즈' 인터로조, 갑작스러운 상폐 위기…잠재적 원매자들에겐 기회
인터로조 감사의견 거절 사태를 기회로 삼는 이들도 있습니다. 인터로조는 최근 매각가 1조원 규모로 인수·합병(M&A)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가 매각가 이견차로 M&A가 무산됐죠. 시장에선 M&A 딜이 실사 단계까지 진행했다면 인터로조의 재고자산 변동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을 것으로 봅니다. 또 이번 감사의견 거절이 잠재적 원매자들과의 M&A 딜을 무산시키는 사유가 되기보단 향후 원매자 측에 가격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