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너덜트'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너덜트' 영상 캡처
유명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배우 모집 공고를 일부 시청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항의하면서 '문해력 논란'이 불거졌다.

유튜브 채널 '너덜트'는 지난 12일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2024 너덜트 배우 모집' 안내문'이라는 제목으로 배우 모집 공고를 냈다. 너덜트는 구독자 수 185만명을 보유한 코미디 전문 채널이다. 일상생활을 소재로 한 B급 감성의 콩트 영상으로 인기를 얻었고, 지난해 유튜브가 결산한 인기 영상 TOP10에 6위에 이름을 올리며 더욱 주목받았다. 현재 누적 조회수 3억회를 기록했다.

너덜트 측은 "새롭고 다양한 극장르를 시도하기 위해 배우를 모집하게 됐다"면서 오는 30일까지 '0명'의 배우를 모집한다고 안내했다. 통상적으로 채용 공고에서 '0명'은 최소 0명, 최대 9명의 인원을 뽑는다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이를 이해하지 못한 몇몇이 "왜 공고문을 올려놓고 0명을 뽑는다고 하냐"며 "장난하냐", "낚시글이냐" 등의 비난을 했다. 이후 구인 공고글의 '0명'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댓글들이 등장했지만 "처음 봤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지만 저런 공고는 못 봤다" 등의 비난이 이어지면서 문해력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유튜브 채널 '너덜트'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너덜트' 영상 캡처
온라인 게시물은 물론 일반적인 공고에서도 단어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문해력'이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우려를 자아낼 정도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문해력 향상을 위해 글을 읽는 환경에 노출 빈도를 늘려야 하는데, 최근 주요 콘텐츠가 문자가 아닌 영상으로 넘어가면서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중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성인이 1년 내내 읽은 책도 평균 4.5권에 그쳤다. 국민독서실태는 2년마다 조사하는데, 지난해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해력 때문에 불거지는 논란이 보다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해 부처님오신날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며 사흘의 연휴가 생긴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사흘'이라는 단어를 두고 '4일'로 오해해 논란이 불거지는가 하면, '심심한 사과'에서 '심심'을 무료하다는 의미로 알아듣고, '점심'을 뜻하는 '중식'을 중국 음식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었다.

교육부가 2022년 발표한 '2021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및 대응 전략 발표'에도 우리나라 학생들의 국어 성적이 해마다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교육부는 해마다 전국 중3·고2 학생의 약 3%를 표본으로 추출해 국어, 영어, 수학 학업 성취도를 평가한다. 국어 과목에서 보통 학력 이상인 고2 학생 비율은 2019년 77.5%에서 2020년 69.8%로, 2021년엔 64.3%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