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호 시장이 사무관 승진자 대상 '5가지 질문' 제시

"경애화락(敬愛和樂)의 의미를 기술하고 내가 조직의 리더라면 어떻게 이 말을 실천할지 서술해 보시오."
"안이하게 살고자 한다면 군중 속에 섞여 너 자신을 잃어버리라고 한 니체의 말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기술하시오."
"리더의 덕목에 대해 서술하시오"…논술시험 본 안양시 공무원들
대학 수학능력 논술시험 문제가 아니다.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이 조직의 리더가 될 공무원들에게 내준 철학적인 질문이다.

안양시는 15일 오전 9시 30분 시청 대강당에서 6급에서 5급으로 사무관 승진을 앞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과 자질'에 대한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했다.

역량강화 교육은 A4 두 장 분량의 질문지를 나눠주면 대상자들이 노트북이나 자료 등을 활용해 자신의 생각을 적는 '오픈북' 방식의 논술시험으로 진행됐다.

원래 승진대상자는 43명이었으나 교육 등 사정으로 7명이 불참했다.

질문지에는 21세기 리더십, 자아정체성, 적극행정, 안전안양, 미래비전 등 5개 주제에 대한 고사성어, 철학자의 사상과 질문내용이 적혀있었다.

모두 최대호 시장이 직접 출제한 문제들이다.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 선생이 지방 수령들이 지켜야 할 도리를 정리한 책인 '목민심서' 내용을 제시하며 적극행정에 대한 공무원의 생각과 우수사례를 적시하라고 했다.

또 스마트하고 시민이 편리하고 행복한 안양시를 위한 정책도 제안하도록 했다.

"리더의 덕목에 대해 서술하시오"…논술시험 본 안양시 공무원들
36명의 승진 대상자는 1시간 20여분간 성실하게 답안을 작성했다.

교육에 참여한 한 승진 대상자는 "논술 같은 역량강화를 한다고 사전에 공지 받고 나서 무척 당황스럽고 떨렸다"면서 "하지만 질문지에 글을 써 내려가면서 시민과 소통하고 행정을 잘 펴나가는 데 필요한 공직자의 마음가짐에 대해 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최대호 시장은 역량강화가 끝나고 나서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질문지를 올리면서 "새로운 비전과 시대정신에 맞는 철학을 공직자들이 갖추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출제자의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조직의 전 구성원이 '시민 행복'이라는 비전 달성의 근간이 되는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량강화가 필요하다"면서 "여러분(안양시 공직자 모두)도 리더의 덕목을 생각해보시라"고 제안했다.

앞서 최 시장은 앞서 2011년 민선5기 안양시장 당시에도 2년동안 사무관 승진 대상자를 대상으로 3차례에 걸쳐 논술시험 형태의 역량강화 교육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