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중국 연구팀 "보행 중 인체 정전기 이용해 오염수 정화"
'휴대형 물병 하나면' 아프리카서도 안전한 식수
보행 중에 생기는 인체 정전기와 전도성 고분자 나노 로드를 이용해 병원균에 오염된 물을 거의 완벽하게 정화하는 휴대형 물병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김상우 교수와 중국 인민대·칭화대 공동연구팀이 '전기천공법'을 활용해 수인성 병원균을 사멸시키는 휴대용 장치를 만들었다고 15일 밝혔다.

전기천공법은 병원체의 인지질 이중막 주변에 강한 전기장을 가하면 전기장 주변에 이온이 축적되고, 축적된 이온이 강한 압축 응력을 형성해 인지질 이중막에 구멍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보행 시 발생하는 정전기로 전기장을 만들고, 이를 전도성 고분자 나노 로드로 극대화해 물통 속에 존재하는 병원체를 사멸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보행 중 생기는 정전기는 보행 속도가 빠를수록 더 큰 전기장을 만드는데, 경보 수준의 빠른 걸음에서 493V의 전압을 얻을 수 있다.

이 기술로 정수된 물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 표면에 구멍이 형성돼 완벽히 사멸된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휴대용 물병(장치)을 들고 10분 동안 보행했을 때 99.9999%의 병원체가 사멸됐고, 80회 이상 반복 실험에서도 성능이 유지됐다.

김상우 교수는 "수인성 질병은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한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 국가의 공중 보건을 위협한다"며 "보행으로 얻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병원균을 직접 소독하는 기술은 안전한 식수를 제공해 저개발 국가와 고립 및 재해 지역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워터' 온라인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