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에 "이스라엘 공격은 자위권 행사"…중동국과도 연쇄 접촉
이란, EU·사우디·카타르 통화…이스라엘공격後 지지확보 행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습으로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고 있는 이란의 외무장관이 유럽연합(EU),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의 외교 수장들과 잇따라 정세를 논의했다.

이란은 공격의 빌미를 이스라엘이 제공했다고 강조하며 국제무대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려고 외교 공세를 펼치는 모양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전화통화를 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통화에서 최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을 포함, 이스라엘의 반복적인 '공격'은 비엔나 협약의 명백한 위반이며 이란의 한계선을 넘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이란은 정당한 자위권의 틀 안에서 이스라엘을 벌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또 이번 작전 완료 후 이란은 문제가 종결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스라엘이 대응 조치를 한다면 이란은 '즉각적이고 광범위하며 최대한의' 대응을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렐 대표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이란의 군사대응이 예상됐다며 이란이 작전을 종결한 것으로 본다는 데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고 신화는 전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역내 중동 국가 외교 수장들과도 잇따라 통화했다.

사우디 외무부는 성명에서 파이살 빈 파르한 장관이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과의 통화에서 "역내 상황 전개에 따른 영향과 가자지구 위기로 인해 점점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양국은 2016년 사우디가 이란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력 시아파 성직자를 사형에 처한 뒤 앙숙으로 지내다가 작년 3월 중국의 중재로 7년 만에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

또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외무장관과 중동의 긴장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알사니 장관은 통화에서 역내 정세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고 현지 국영 언론이 보도했다.

아울러 시리아의 파이살 메크다드 외무장관은 이날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과의 통화에서 이란을 적극 옹호했다.

그는 "국제법과 의지, 유엔헌장을 존중하지 않는 인종주의적 시온주의 단체에 맞서 자위권을 행사하는 정당한 권리"라며 "메크다드 장관은 이스라엘의 학살과 비인도적인 행동에 서방이 무관심하다고 비난했다"고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전했다.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급 지휘관 등을 제거하자 이란은 13일 밤부터 수 시간 동안 미사일과 드론(무인기) 수백기를 발사해 무력 보복에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