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르세라핌 코첼라 영상 캡처
/사진=르세라핌 코첼라 영상 캡처
그룹 르세라핌이 해외 유명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지만, 부족한 라이브 실력으로 비판받고 있다.

르세라핌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이하 코첼라)에서 약 40분간 10곡을 선보였다. 르세라핌 멤버들은 사하라 스테이지에 오르기에 앞서 "당당하게 무대를 선보이고 돌아오겠다"며 포부를 밝혔지만, 생중계 무대를 실시간으로 관람했던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라이브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혹평은 물론 몇몇 멤버들의 립싱크 의혹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당당한 걸크러쉬 콘셉트로 인기를 끈 르세라핌은 코첼라 무대를 앞두고 미국 유명 음악 매거진 롤링스톤(Rolling Stone)에서 선정한 미래 선도 25인(Future 25)에도 이름을 올릴 만큼 화제를 모았다. 이와 함께 롤링스톤은 "르세라핌이 세계를 제패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이들은 코첼라를 통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채비를 마쳤다"고 기대했다.

다른 외신에서도 르세라핌의 무대에 집중했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USA TODAY)는 "르세라핌은 데뷔 2년 만에 전 세계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르세라핌이 올해 코첼라에 유일하게 초대받은 K-팝 걸그룹이라고 소개했다. 영국의 패션·컬처 전문 잡지 데이즈드(Dazed)는 "르세라핌이 코첼라 무대를 마치고도 몇 주가 더 지나야 데뷔 2주년을 맞는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데뷔 후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페스티벌에 초청받은 점을 강조했다. 데이즈드는 또한 "르세라핌의 무대는 올해 코첼라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을 공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르세라핌 역시 무대에 전력을 기울였다. 코첼라를 위해 '1-800-hot-n-fun'을 준비해 최초 공개했고,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손잡고 특별 제작한 의상을 입었다.

그렇지만 정작 중요한 라이브 실력은 키우지 못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소속사인 하이브 레이블 쏘스뮤직 측은 이들의 코첼라 무대 후 "압도적인 무대에 현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떼창'과 '떼춤'이 터져 나왔다"고 전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들의 라이브를 비웃는 '밈'(Meme)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특히 르세라핌은 데뷔 초부터 강렬한 퍼포먼스에 비해 빈약한 라이브 실력을 지적받아 왔다. 르세라핌은 라이브 실력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 노력해 왔지만, 지난해 첫 단독 투어에서도 립싱크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모든 무대를 라이브로 소화하기 힘든 상황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영상 속에는 몇몇 멤버들이 앉아서 핸드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불성실한 모습으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여기에 지난달에도 가요 순위프로그램 앙코르 무대에서 부족한 라이브 실력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K-팝에 대한 인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르세라핌의 부족한 라이브 실력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르세라핌의 김채원, 사쿠라는 2018년부터 그룹 아이즈원으로 활동한 이력을 고려하면 올해로 가수 데뷔 8년째인 만큼 "실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하지 않냐"는 지적이다.

또한 르세라핌이 퍼포먼스 그룹을 추구하며 보이그룹 못지않은 난이도의 안무를 강조하기보다는 "가수의 기본인 보컬 실력부터 키워야 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