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사·공공의대' 야당발 의료개혁 나서나…의사들 반발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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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반감 심한 지역의사·공공의대 공약…'합리적 의대증원' 약속도
"與 패배는 심판"이라면서도 巨野 두려운 의사들…정부 공격하면서도 '당혹'
의대증원은 원래 야당 정책…'동상이몽' 여야, 의료개혁 '협치' 가능성 주목 4·10 총선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압승으로 끝이 나면서 이번에는 '거대야당발(發) 의료개혁'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정부·여당과 의료계 사이 갈등이 커서 겉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야당이 의료개혁을 본격화하면 의료계의 반발은 지금보다 더 거셀 가능성도 있다.
야권이 의사들이 반대하고 있는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등의 정책에 드라이브를 건다면 정부와 의사들 사이의 대치는 정치권과 의사들 사이의 갈등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
◇ 野 추진 '지역의사·공공의대' 법안 계류 중…총선 공약에도 명시
14일 정부와 정치권, 의료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안'(지역의사법안)과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안'(공공의대법안)을 작년 1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들 법안은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지역의사법안은 의대 정원 일부를 지역의사 선발 전형을 통해 뽑고 일정 기간 의료 취약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지역의사제'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공공의대법안은 각 지역에 '공공의대'를 설립해 지역 내 의료 인력을 확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약으로도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및 지역의대 신설을 내세웠다.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의대 신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추진하던 '의료개혁' 정책이다.
시민단체들은 현 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과 함께 이런 내용의 '야당발 의료개혁'에도 지지를 보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보건의료노조 등 282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공공의대법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은 지난 2월 국회에 이들 두 법안의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 '의대증원만큼 싫은' 지역의사·공공의대…의사들 거센 반발 예상
여당의 총선 참패 후 의사 단체들이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오며 '2천명 증원 백지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야당의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은 의사단체들이 의대 증원보다 더 거세게 반발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가 10년간 400명씩 의대 정원을 늘리면서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하고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고시를 거부하는 등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정부는 이런 '의료개혁'을 접어야 했다.
전공의들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작년 12월 관련 법안이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뒤 성명을 내고 "거주지·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위헌성 논란이 일 수 있으며, 10년간의 의무복무 기간 이후 필수·지역의료에서 이탈이 생길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런 까닭에 의사단체들은 여당의 참패에 대해 "일방적 의대 증원에 대한 심판"이라며 환영하면서도 야당의 압승에 박수를 보낼 수는 없는 복잡한 상황이 됐다.
총선 전에는 여당을 심판하겠다고 역설했던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총선 후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음이 참 복잡합니다"라고 적은 것은 거대야당이 정부·여당보다 더 강한 의료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의사 집단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가 강하다.
총선 결과를 놓고 '심판론'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상당수 의사들은 정부·여당을 비판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던지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 야당도 '의대증원' 공약…여야, '협치' 가능성 있을까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 관련 법안은 야권이 추진하고 있긴 하지만, 의대 증원 확대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의료개혁과도 방향성을 같이 한다.
야권 일각에서 총선 선거운동 국면에서 '2천명 증원'에 대한 속도조절 주장이 나오기는 했지만, 사실 의대 증원은 야권이 이전부터 필요성을 강조하고 추진해 온 정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약에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추진 외에 '합리적인 의대정원 확대'를 내세웠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 역시 의대 증원이라는 같은 정책을 지향하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직접 의료계와 만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공약 파기가 되는 만큼 의사들의 '증원 백지화'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이 '의대 증원'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진 만큼 증원 추진과 의료계 설득에서 힘을 모은다면 의료개혁에 대한 여야 간 협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야당이 추진하는 지역의사제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의대 증원으로 늘어난 의사들이 지역의료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동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야당의 '지역의사제'를 대신할 '지역필수의사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역의사제가 지역 근무 의무를 부여하는 것과 달리 계약을 통해 지역 근무를 하도록 하는 것이 다른데, 두 제도를 절충한 방식을 고민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공의대와 관련해서는 "학생 불공정 선발 우려, 의무 복무의 위헌성과 실효성 등을 보완할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의대 증원은 야당의 오랜 정책이었는데 이번 증원 추진에서는 여당에 선수를 빼앗긴 면이 있다"며 "공공의대나 지역의사제 법안은 여야가 합의만 하면 이번 국회에서 처리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與 패배는 심판"이라면서도 巨野 두려운 의사들…정부 공격하면서도 '당혹'
의대증원은 원래 야당 정책…'동상이몽' 여야, 의료개혁 '협치' 가능성 주목 4·10 총선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압승으로 끝이 나면서 이번에는 '거대야당발(發) 의료개혁'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정부·여당과 의료계 사이 갈등이 커서 겉으로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야당이 의료개혁을 본격화하면 의료계의 반발은 지금보다 더 거셀 가능성도 있다.
야권이 의사들이 반대하고 있는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등의 정책에 드라이브를 건다면 정부와 의사들 사이의 대치는 정치권과 의사들 사이의 갈등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
◇ 野 추진 '지역의사·공공의대' 법안 계류 중…총선 공약에도 명시
14일 정부와 정치권, 의료계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안'(지역의사법안)과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운영에 관한 법안'(공공의대법안)을 작년 12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들 법안은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지역의사법안은 의대 정원 일부를 지역의사 선발 전형을 통해 뽑고 일정 기간 의료 취약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지역의사제'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공공의대법안은 각 지역에 '공공의대'를 설립해 지역 내 의료 인력을 확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약으로도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및 지역의대 신설을 내세웠다.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의대 신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추진하던 '의료개혁' 정책이다.
시민단체들은 현 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과 함께 이런 내용의 '야당발 의료개혁'에도 지지를 보내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보건의료노조 등 282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공공의대법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은 지난 2월 국회에 이들 두 법안의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 '의대증원만큼 싫은' 지역의사·공공의대…의사들 거센 반발 예상
여당의 총선 참패 후 의사 단체들이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오며 '2천명 증원 백지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야당의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은 의사단체들이 의대 증원보다 더 거세게 반발하는 정책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가 10년간 400명씩 의대 정원을 늘리면서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이탈하고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고시를 거부하는 등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정부는 이런 '의료개혁'을 접어야 했다.
전공의들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작년 12월 관련 법안이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뒤 성명을 내고 "거주지·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위헌성 논란이 일 수 있으며, 10년간의 의무복무 기간 이후 필수·지역의료에서 이탈이 생길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런 까닭에 의사단체들은 여당의 참패에 대해 "일방적 의대 증원에 대한 심판"이라며 환영하면서도 야당의 압승에 박수를 보낼 수는 없는 복잡한 상황이 됐다.
총선 전에는 여당을 심판하겠다고 역설했던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총선 후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음이 참 복잡합니다"라고 적은 것은 거대야당이 정부·여당보다 더 강한 의료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의사 집단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가 강하다.
총선 결과를 놓고 '심판론'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상당수 의사들은 정부·여당을 비판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던지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 야당도 '의대증원' 공약…여야, '협치' 가능성 있을까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 관련 법안은 야권이 추진하고 있긴 하지만, 의대 증원 확대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의료개혁과도 방향성을 같이 한다.
야권 일각에서 총선 선거운동 국면에서 '2천명 증원'에 대한 속도조절 주장이 나오기는 했지만, 사실 의대 증원은 야권이 이전부터 필요성을 강조하고 추진해 온 정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약에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추진 외에 '합리적인 의대정원 확대'를 내세웠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 역시 의대 증원이라는 같은 정책을 지향하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직접 의료계와 만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공약 파기가 되는 만큼 의사들의 '증원 백지화'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치권이 '의대 증원'이라는 같은 목표를 가진 만큼 증원 추진과 의료계 설득에서 힘을 모은다면 의료개혁에 대한 여야 간 협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야당이 추진하는 지역의사제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의대 증원으로 늘어난 의사들이 지역의료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는 동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야당의 '지역의사제'를 대신할 '지역필수의사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역의사제가 지역 근무 의무를 부여하는 것과 달리 계약을 통해 지역 근무를 하도록 하는 것이 다른데, 두 제도를 절충한 방식을 고민해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공공의대와 관련해서는 "학생 불공정 선발 우려, 의무 복무의 위헌성과 실효성 등을 보완할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의대 증원은 야당의 오랜 정책이었는데 이번 증원 추진에서는 여당에 선수를 빼앗긴 면이 있다"며 "공공의대나 지역의사제 법안은 여야가 합의만 하면 이번 국회에서 처리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