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거점 세종학당 확대·e세종학당 구축 등 업무혁신 방안 발표
세종학당재단 찾은 유인촌 "우리 말에 대한 투자 아끼면 안돼"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세종학당 수요가 많아져 학당의 책임감이 커지고 할 일도 많아졌습니다.

우리 말과 글에 대한 투자는 아끼면 안 됩니다.

잘 추진되고 있을 때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서울 서초구 세종학당재단을 방문해 한국어 해외 보급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재단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이같이 말했다.

유 장관은 "한국어 보급을 체계화, 내실화하도록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데 힘써달라"며 "세종학당이 한국문화원이 없는 지역에서 작은 한국문화원으로서 한국문화 홍보와 교류를 뒷받침하는 외교관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세종학당재단 찾은 유인촌 "우리 말에 대한 투자 아끼면 안돼"
세종학당재단은 지난해 기준 85개국에서 세종학당 248곳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신규 세종학당 공모에는 40개국 97곳이 신청했으며 이 중 10개국이 세종학당이 없는 국가일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수강생도 지난해 기준 오프라인 약 12만8천명, 온라인 8만8천명으로 처음 학생 수 20만명 시대를 열었다.

현지 교원 828명 가운데 외국인 교원은 433명(52%)을 차지한다.

이날 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은 세종학당을 통한 한국어 확산 현황과 학습자에서 한국어·한국문화교원으로 성장한 사례,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한국어 교육 사례 등 주요 업무 현황을 보고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세종학당 운영 고도화, 전략적 세종학당 진출, 디지털 교육환경 구축, 기관 이전 추진 등을 담은 업무혁신 방안인 '세종학당 2.0'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교원 역량과 수료생 사후 관리 강화, 권역별 거점 세종학당 확대, 학습 접근성 강화를 위한 'e세종학당'(가칭) 구축, 기관의 임대료 절감을 위한 아리랑국제방송으로의 이전 등이 담겼다.

e세종학당은 현재 운영 중인 온라인과 메타버스·현지 원격 세종학당을 통합 운영하는 체계를 뜻한다.

기존 인공지능 기반 학습 앱과 인터넷 기반인 세종한국어 숙달도 평가(SKA)를 탑재해 e세종학당의 기능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메타버스 세종학당과 같이 메타버스에서 상시적이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해나가는 것은 국내 최초일 것 같다"라며 "디지털 교육 환경 구축을 선도해나가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세종학당재단 찾은 유인촌 "우리 말에 대한 투자 아끼면 안돼"
이 자리에는 배종민 세종학당재단 사무총장과 직원, 한국어 교원, 세종학당 출신 유학생 등이 참석했다.

이란 이스파한 세종학당 교원인 김솔뫼 씨는 "2000년대 초 드라마 '대장금' 방영 이후 20년간 한류가 계속된 이란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인구 9천만 명의 국가이지만 국제교류재단이나 코이카 같은 기관이 없어 대사관을 제외하면 세종학당이 민간 외교 채널이다.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해 세종학당을 고도화를 한다면 이란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거점 세종학당 출신 유학생인 누졸도 자르 씨는 "지난해 세종학당 한국어말하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아 지난달 어학연수를 오게 됐다"며 "외교관이 돼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일하는 게 꿈이다.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국 문화를 익혀 다양한 곳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들 의견을 경청한 유 장관은 "세종학당 출신 유학생들이 전 세계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홍보대사로서 큰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드라마와 영화 대사 같이 생활 속 언어를 이해하는 단계까지 이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뒤 "세종학당을 해외에서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인이 많은 국내에도 학당이 필요할 것 같다.

해외에선 한국문화원이 없는 곳 위주로 늘리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유 장관은 그러면서 "해외 파견 한국어 교원의 처우 개선과 재교육을 강화해 전문성을 발휘하도록 돕겠다"라며 "중요한 사업인 만큼 잘 설계해서 국립국어원, 국립한글박물관을 묶어 예산 문제를 짚을 때 잘 반영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