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치러진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12일 국회의사당 정문 옆에 반성의 뜻을 담은 현수막을 설치했다.  /최혁 기자
지난 10일 치러진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12일 국회의사당 정문 옆에 반성의 뜻을 담은 현수막을 설치했다. /최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힌 이관섭 비서실장의 후임을 이르면 오는 14일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4·10 총선 당일부터 이날까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향후 국정 운영 방안을 고민하면서 주변 인사의 조언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비서실장 인선을 쇄신의 첫 단추라고 보고 있다. 새 비서실장이 임명돼야 국무총리, 장관, 대통령실 수석 등 다른 인선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새 국정 기조에 맞는 정책 구상 및 야당과의 소통 강화 방안 등도 마찬가지다.

신임 비서실장은 정무형 및 화합형 인사를 중심으로 검토되고 있다. 거론되는 후보 중 김 위원장은 민주당 대표를 지내 야당과의 소통에 장점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윤 대통령과 격의 없는 소통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장 의원과 이 전 위원장, 이 장관 등은 모두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하지만 이들을 기용하면 쇄신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예상하기 어려운 과감한 인물을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 장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서실장을 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서실장 외 대통령실 고위 참모 중에서는 한오섭 정무수석과 이도운 홍보수석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성태윤 정책실장과 산하 수석들은 사의를 밝혔지만 교체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르면 15일 윤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에게 총선 결과 및 향후 국정 운영 방향 등을 밝히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대국민담화나 기자회견, 국무회의 생중계 등 다양한 방식이 거론된다.

역시 사의를 밝힌 한덕수 국무총리의 후임을 정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및 임명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보다 까다로운 검증이 필요해서다. 김 위원장은 총리 후보로도 거론된다. 그 밖에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여권 관계자는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대부분이 인사청문회 등을 이유로 고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병욱/양길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