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의 관계 발전은 전략적 정책"…中대표단에 류젠차오 등 포함
김정은 면담할 듯…"김정은 방중·시진핑과의 정상회담 준비 가능성"
中 '서열3위' 자오러지 평양 도착 방북 일정 시작…최룡해 영접(종합3보)
중국 공식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1일 북한에 도착, 사흘간의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APTN 영상 등에 따르면 자오 위원장은 이날 오후 중국 국제항공(에어차이나) 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그는 여객기에 연결된 계단으로 내려와 최 위원장과 반갑게 악수했으며 최 위원장으로부터 북한 고위급 인사들을 소개받았다.

영상을 보면 북한 측에서는 승정규 문화상, 문성혁 국제부 부부장, 박명호 외무성 부상, 류은해 대외경제성 부상 등으로 추정되는 인사들이 자리했다.

그는 미리 도착해 있던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부부장 등 10여명의 당정 대표단을 최 위원장에게 소개했다.

두 사람이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레드카펫을 통과해서 꽃다발을 들고 환영하러 나온 북한 주민들 쪽으로 걸어가는 장면도 영상에 담겼다.

북한 주민들은 한국어와 중국어로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붉은색 플래카드를 들고 자오 위원장을 환영했다.

그는 환영 행사를 마무리하고 최 위원장과 인사한 뒤 준비된 의전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자오 위원장은 최 위원장에게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을 인용해 "중국과 북한 관계를 유지 및 공고하게 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우리의 전략적 정책"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중국 외교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자오 위원장은 또 "중국은 양국 관계가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돕기 위해 북한 최고인민회의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부터 13일까지 북한을 공식 방문해 '북중 우호(친선)의 해' 개막식 행사 참석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평양 도착에 앞서 개막식 행사에 참석하기 위한 300명 규모의 중국 예술단도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0일 "'조중(북중) 친선의 해' 개막식 합동공연에 참가할 밍원쥔 문화 및 관광부 예술국 국장과 스쩌이 국제교류협조국 부국장이 인솔하는 중국 예술단이 6일과 9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자오 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최고위급 인사다.

코로나19로 2020년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은 작년 8월부터 제한적으로 중국과 교류를 재개했다.

북중은 올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분야별 협력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고위급 교류 인사의 격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작년 12월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중국을 방문해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과 만났고 지난 1월에는 쑨 부부장이 북한을 방문해 박 부상과 다시 회담했다.

김성남 국제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노동당 대표단이 지난달 21일 중국을 방문해 공식 서열 4위의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5위의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판공청 주임을 만난 바 있다.

북중이 상호 방문하는 인사의 직급을 높여가는 상황에서 이번 자오 위원장의 방북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그의 방북을 계기로 한 북중관계 강화가 한반도 안보 위기를 방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통일부는 자오 위원장의 방북을 발판으로 북중관계가 본격적으로 정상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자오러지 위원장의 방북이 북중 정상 간 만남을 준비하는 차원이냐'는 질문에 "수교 75주년 맞아 올해를 조중(북중) 친선의 해로 정했기 때문에 다양한 교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북한과 상호 외교관 비자 면제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