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부터 함께한 오진혁, 8위로 파리 대표선발전 탈락
첫 개인전 금메달 도전하는 김우진 "높은 곳 오르겠다"
'큰형님' 없이 파리 가는 김우진·김제덕 "고생하셨습니다!"
"아픈 어깨로 오래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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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청주시청)과 김제덕(예천군청)은 '큰형님' 오진혁(현대제철)의 빈자리를 벌써 그리워했다.

김우진과 김제덕은 11일 경북 예천 진호양궁장에서 끝난 2024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을 각각 1, 3위로 통과했다.

2위에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들과 함께한 이우석(코오롱)이 자리했다.

익숙한 얼굴 하나가 보이지 않았다.

2020 도쿄 올림픽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김우진, 김제덕과 함께 주요 국제대회를 누빈 43세 베테랑 궁사 오진혁이 평가전에서 최하위인 8위에 그쳐 파리행이 무산됐다.

김우진은 경기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오진혁 선수는 내가 처음 국가대표가 됐을 때부터 함께 경기를 뛰었다.

처음엔 선배였고, 그 뒤에는 친한 형이었고, 지금은 친형처럼 의지하는 선배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우 아쉽게 생각하지만, 그만큼 세월이 흐른 거라고 생각한다.

내 자리도 세월이 흐르다 보면 더 큰, 유능한 후배들이 메워 나갈 거다.

그렇게 한국 양궁은 정상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진은 "(오진혁 선수가) 아픈 어깨로 오래 고생했다"면서 "이제 내가 대표팀 맏형인데, 오진혁 선수처럼 유쾌하고 쾌활하게는 못하겠지만, 묵묵히 뒷바라지를 최선 다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큰형님' 없이 파리 가는 김우진·김제덕 "고생하셨습니다!"
김제덕도 오진혁의 빈자리가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제덕은 "(오진혁 선수를 통해) 도쿄 올림픽에서 국제대회에서의 생활 패턴을 배웠다.

모르는 걸 많이 알려주셨다"면서 "4년 동안 훈련한 시간이 추억으로 남겨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진혁 선수가 은퇴하려는 마음도 있는 것 같았다"고 전하면서 "난 '형 조금이라도 더 쏘세요'라고 했다.

국내 대회에서 같이 쏘기라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우진과 김제덕, 그리고 오진혁은 이날 경기에서 나란히 사로를 쓰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한국 양궁은 파리에서 사상 첫 금메달 5개 싹쓸이에 도전한다.

금메달이 5개로 늘어난 첫 대회인 도쿄 대회에서 한국 양궁은 금메달 4개를 수확했다.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놓쳤다.

김우진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은 물론이고 개인전 금메달도 따내겠다는 각오를 품었다.

10년 넘게 세계 최고 수준의 궁사로 인정받아왔지만, 올림픽 개인전 메달은 따내지 못한 김우진이다.

그는 2016년 리우 대회와 도쿄 대회에서 남자 단체전 금메달만 2개 따냈다.

김우진은 "아직 개인전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는데 이번 파리에서는 좋은 성적으로 무대의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과 다른 나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우리도 계속해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오히려 세계와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스무 살에 두 번째 올림픽을 맞이하는 김제덕은 "도쿄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

베테랑인 김우진, 이우석 선수는 함께 해온 선수 중에서도 월등한 선배님들이다.

도쿄 때처럼 배워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