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 근간은 기술 … 해외인재 확보 위해 삼고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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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산업공학과 출신 … 변화 주도
"과학이 세상 바꿔 … 꾸준히 지원
무전공보다는 단과대 광역선발"
Zoom In 취임 2주년 앞둔 홍유석 서울대 공대 학장
"과학이 세상 바꿔 … 꾸준히 지원
무전공보다는 단과대 광역선발"
Zoom In 취임 2주년 앞둔 홍유석 서울대 공대 학장
“세상을 바꾸는 것은 결국 과학과 공학입니다. 과학과 공학이 지닌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믿고 흔들림 없이 꾸준하게 지원해야 투자가 성과를 맺을 수 있습니다.”
홍유석 서울대 공대 학장은 지난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요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초과학과 여기에서 나오는 공학의 가능성을 믿고, 장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학장은 서울대 공대 안에서도 소위 ‘비주류’로 꼽히는 산업공학과 출신 첫 학장이다. 오는 6월 취임 2주년을 맞는 그는 융합학문 출신답게 서울대 공대의 외연을 기업과 글로벌로 확장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공대 행정을 맡은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젊은 교원 충원이다. 실리콘밸리 등에 있는 미국 첨단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이들을 해외 학회에서 만나면 삼고초려도 불사했다. “막판에 엎어지는 일도 꽤 많았어요. 젊은 교수는 자녀가 어려서 현지에서 자리를 잡으면 그곳을 떠나기가 쉽지 않거든요. 부인을 설득하기가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홍 학장의 목표는 향후 2년간 해외 대학이나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한 교원 50명을 추가로 교수진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대 교수진 규모가 375명으로 커진다. 이를 위해 학장 직속으로 우수 교원 유치 기구를 둘 계획이다. 특별 스타트업 패키지도 만든다. 교수진이 500명이 넘는 KAIST와 비교하면 300명대 규모도 부족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해외 유명 교수를 한국으로 데려올 경우 기존 장비를 가져올 수 없어 연구실을 세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본부나 공대 지원금 외에 1인당 2억원까지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K방산 분야 교수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학교뿐 아니라 정부의 인재 양성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 반도체 인력 15만 명을 양성하겠다며 관련 학과를 만들라고 지시하고 이에 자금을 지원하는 식은 ‘뒷북 인력 양성’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 학장은 “특정 전공을 만드는 대신 그 분야에 필요한 7~8개 기초 전공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해야 한다”며 “기초 학문의 가능성을 믿고, 장기적으로 지원하면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선제적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과 공학이 세상을 바꾼다’는 지론을 지닌 홍 학장은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밖에 없는 입시 제도의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성적순으로 의대에 들어가는 현행 제도에선 1등부터 가능한 선까지 모두 의대로 가게 돼 있다”며 “성적순이 아니라 정말 인술을 펼치는 데 관심을 가진 의학도를 선발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학교 차원의 무전공 선발 확대 정책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서울대 같은 종합대학에선 전체 전공을 아울러 무전공 학생을 선발하기보다는 공대 등 단과대학 단위에서 광역 선발하는 것이 융합이라는 정책 목표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공대의 경우 1학년 때 수학·과학·컴퓨터 과목을 듣지 않으면 기초가 부실해 수업을 따라잡을 수 없다”며 “최적의 상태로 교육이 가능한 인원 정도를 광역으로 모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홍유석 서울대 공대 학장은 지난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요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초과학과 여기에서 나오는 공학의 가능성을 믿고, 장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학장은 서울대 공대 안에서도 소위 ‘비주류’로 꼽히는 산업공학과 출신 첫 학장이다. 오는 6월 취임 2주년을 맞는 그는 융합학문 출신답게 서울대 공대의 외연을 기업과 글로벌로 확장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공대 행정을 맡은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젊은 교원 충원이다. 실리콘밸리 등에 있는 미국 첨단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이들을 해외 학회에서 만나면 삼고초려도 불사했다. “막판에 엎어지는 일도 꽤 많았어요. 젊은 교수는 자녀가 어려서 현지에서 자리를 잡으면 그곳을 떠나기가 쉽지 않거든요. 부인을 설득하기가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홍 학장의 목표는 향후 2년간 해외 대학이나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한 교원 50명을 추가로 교수진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대 교수진 규모가 375명으로 커진다. 이를 위해 학장 직속으로 우수 교원 유치 기구를 둘 계획이다. 특별 스타트업 패키지도 만든다. 교수진이 500명이 넘는 KAIST와 비교하면 300명대 규모도 부족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해외 유명 교수를 한국으로 데려올 경우 기존 장비를 가져올 수 없어 연구실을 세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 본부나 공대 지원금 외에 1인당 2억원까지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K방산 분야 교수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도 했다.
학교뿐 아니라 정부의 인재 양성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에서 반도체 인력 15만 명을 양성하겠다며 관련 학과를 만들라고 지시하고 이에 자금을 지원하는 식은 ‘뒷북 인력 양성’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 학장은 “특정 전공을 만드는 대신 그 분야에 필요한 7~8개 기초 전공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해야 한다”며 “기초 학문의 가능성을 믿고, 장기적으로 지원하면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선제적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과 공학이 세상을 바꾼다’는 지론을 지닌 홍 학장은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밖에 없는 입시 제도의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성적순으로 의대에 들어가는 현행 제도에선 1등부터 가능한 선까지 모두 의대로 가게 돼 있다”며 “성적순이 아니라 정말 인술을 펼치는 데 관심을 가진 의학도를 선발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학교 차원의 무전공 선발 확대 정책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서울대 같은 종합대학에선 전체 전공을 아울러 무전공 학생을 선발하기보다는 공대 등 단과대학 단위에서 광역 선발하는 것이 융합이라는 정책 목표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공대의 경우 1학년 때 수학·과학·컴퓨터 과목을 듣지 않으면 기초가 부실해 수업을 따라잡을 수 없다”며 “최적의 상태로 교육이 가능한 인원 정도를 광역으로 모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