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조 전 합참의장 '제2회 KWO 나지포럼'에 참석해 밝혀
신각수 "북핵 사실상 인정하면 잠재 핵능력 보유 기회로"
"트럼프 당선 후 미군철수 거론되면 자체 핵능력 접근 기회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당선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주한미군 철수 움직임이 있으면 우리 정부도 독자 핵무장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됐다.

정승조 전 합참의장은 11일 오후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2회 KWO 나지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해 트럼프 당선 후 "주한미군 철수 혹은 축소가 거론된다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억제력 강화를 위해 우리의 핵 능력을 보강하는, 핵 능력에 더 접근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철수 혹은 축소 움직임이 있으면 핵무장을 포함해 한국군의 능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하자는 게 정 의장의 주장이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도 미리 배포된 토론문을 통해 "(트럼프) 1기 경험에 비추어 (재선 후) 2기에도 미북 정상회담을 통한 교섭 재개 가능성이 있으며, 교섭 중간단계에서 사실상 핵 군축으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면서 "북한의 일부 핵무기 잔존과 제재 해제 교환으로 사실상 (북한을) 핵무장 국가로 인정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로선) 잠재 핵 능력 보유와 전술핵 배치 등 (자체) 핵 억지 능력 제고를 위한 기회도 있는 만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트럼프의 당선은 동맹국에 재앙"이라며 "트럼프는 역대 어떤 미국 대통령보다 관료조직이나 시스템, 참모의 역할보다는 자신의 고정관념, 편견, 순간적 충동, 공명심에 좌우돼 정책을 결정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 정상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을 요구하자, 국방장관 등 참모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즉석에서 수용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천 전 수석은 "가장 걱정되는 것은 트럼프의 동맹에 대한 의식"이라며 "(트럼프는) 동맹을 미국에, 미군 주둔에 무임승차하는 기생충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군 주둔 비용을 받아내는 것이 트럼프에겐 동맹에 관해서 가장 중요하다"며 "주한미군 철수도 국방장관과 의논하지 않고 결정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안호영 전 주미대사와 길정우 전 국회의원, 김유석 전쟁기념관 학예연구팀장 등도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과 한미동맹에 제기할 도전 과제 등을 놓고 토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