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계속 그 길 가길 맹세"…기시다 "태평양, 미일 안 갈라놔" 케네디 어록 소환도
미일정상회담 국빈만찬에 美 정·관·연예계 거물 총출동
바이든 "동맹·우정 위해"…기시다 "미개척지로 대담하게"
"(미국 TV 시리즈) 스타트렉의 대사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당신들 모두 누구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대담하게 가십시오."
백악관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일정상회담에 이어 워싱턴의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주빈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렇게 건배사를 마무리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를 '글로벌 파트너' 관계로 규정하고, 다방면의 미일동맹 강화 조치에 합의하는 등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 올렸다는 취지로 읽혔다.

기시다 총리에 앞서 마이크를 잡았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은 우정을 쌓기 위해 내린 선택과 치유를 위해 했던 힘든 일들을 기억한다"며 "오늘 밤, 우리 계속 그 길을 가길 맹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동맹과, 우리의 우정을 위하여"라며 건배를 제안했다.

영어로 발언한 기시다 총리는 "우리는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며 미일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격상시켜 미래 세대에게 넘겨주는 여정을 시작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태평양은 미·일을 갈라 놓지 않고, 오히려 결합시킨다"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약 60년전 발언을 자신이 좋아하는 말이라며 소개하기도 했다.

행사에는 주빈인 기시다 총리 부부 외에 200명 이상의 양국 정계, 관계 요인들과 연예계의 유명인사들이 다수 자리했다.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대권에 도전했던 힐러리 클린턴 부부가 다정하게 손을 잡은 채 만찬장 입구에 등장하자 셔터를 누르는 기자들의 손놀림이 바빠졌다.

국빈 만찬 참석 경험이 이날 게스트 중 가장 많았을 두 사람은 기자들 질문에 "기분이 좋다"(빌 클린턴), "오늘밤 멋진 시간을 보낼 것"(힐러리 클린턴) 등 간단한 답변을 하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 "동맹·우정 위해"…기시다 "미개척지로 대담하게"
그외 미국 정계 인사로는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케이시 호철 뉴욕 주지사,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 마지 히로노 상원의원 등이 부부 동반으로 초청됐다 .
미 재계인사로는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인 제이미 다이먼, 애플 CEO 팀 쿡,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이, 연예계와 스포츠계 인사로는 연기파 배우 로버트 드니로와 전 피겨 스케이팅 스타 크리스티 야마구치 등이 자리했다.

바이든 행정부 장관급 인사들도 총출동하다시피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대사,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 인사로는 한국계인 손 마사요시(손정의) 소프트뱅크 CEO,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창업자, 인기 아이돌 듀오 요아소비, 은퇴한 휠체어 테니스의 전설 구니에다 신고 등이 초청됐다.

한인으로서 일본 기업 최고위급 자리에 올라간 이명원(미국명 메건 명원 리) 파나소닉 북미법인 대표도 자리했다.

바이든 "동맹·우정 위해"…기시다 "미개척지로 대담하게"
국빈 만찬의 콘셉트는 '활기찬 봄 정원'이었다.

만찬장 내부와 입구는 일본을 상징하는 벚꽃과, 비단잉어들이 휘젓고 다니는 연못, 부채 등으로 꾸몄다.

메뉴는 캘리포니아 롤에서 영감을 얻은 연어, 립아이 스테이크, 체리 아이스크림을 얹은 피스타치오 케이크 등이었다.

메뉴를 짜는데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이 끝난 뒤 기시다 총리와 질 바이든 여사가 나란히 좋아하는 가수 폴 사이먼이 '그레이스랜드(graceland)'와 '슬립 슬라이딩 어웨이(Slip Slidin' Away)'를 기타 연주와 함께 불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