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대타 성공률+탄탄한 불펜…KIA '잇몸 야구' 지탱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2024시즌 초반 이 없이 잇몸으로 버틴다.

나성범(오른쪽 허벅지 뒤 햄스트링 부분 손상)과 황대인(왼쪽 허벅지 근육통), 두 거포에 불펜 투수 임기영(왼쪽 옆구리 근육 미세 손상), 유격수 박찬호(허리 근육)마저 최근 통증으로 1군에서 빠졌다.

박찬호를 대신해 유격수로 출전 중인 박민은 10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파울 타구를 잡으려다가 3루 쪽 펜스에 무릎을 강하게 부딪친 뒤 구급차에 실려 그라운드를 떠났다.

부상자가 끊임없이 출현해 경기를 치르기가 두려울 정도다.

게다가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최형우, 두 중심 타자의 컨디션도 썩 좋지 않다.

그런데도 이범호 감독의 KIA는 10승 고지를 밟고 선두로 순항 중이다.

신들린 대타 성공률과 탄탄한 불펜이 현재 부상 병동 KIA를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신들린 대타 성공률+탄탄한 불펜…KIA '잇몸 야구' 지탱
10일 LG를 5-4로 따돌린 KIA의 저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선발 투수 이의리는 갑작스럽게 왼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1⅓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떠났다.

먼저 LG에 3점을 준 터라 KIA는 불펜을 총동원해 흐름을 바꿔야 했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김건국이 3이닝을 1점으로 막아 경기 양상은 시소게임으로 변했다.

그 사이 KIA는 2점을 따라붙었다.

5회 이후부터는 사실상의 필승조인 이준영, 곽도규, 장현식, 전상현이 차례로 배턴을 이어받았다.

LG 타선은 4명의 투수를 상대로 단 1안타를 뽑는 데 그쳤다.

불펜이 성공리에 방어하자 타선이 화답했다.

2-4로 쫓아가던 7회 선두 김태군이 안타로 출루하자 이범호 감독은 곧바로 대타 서건창 카드를 냈다.

서건창은 볼넷을 골라 후속 김선빈의 1타점 좌전 적시타의 징검다리를 놨다.

3-4로 추격한 8회에는 2사 후 최원준이 안타로 출루하자 다시 대타 고종욱을 투입했고, 고종욱은 중전 안타로 최원준을 3루에 보내며 제 몫을 했다.

전 타석에서 대타로 출장해 수비도 한 서건창이 홈런에서 약 몇 ㎝ 모자란 우월 2루타를 때려 KIA는 4-4 극적인 동점을 이뤘고, LG 마무리 유영찬은 2사 2, 3루 위기에서 뜻하지 않은 보크로 결승점을 헌납했다.

이범호 감독은 찬스가 왔다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대타 카드를 뽑아 든다.

고종욱이라는 확실한 대타 요원에 올해에는 멀티 수비도 가능한 서건창이 가세해 가용 폭이 넓어졌다.

KIA의 올해 대타 성공률은 0.421로 NC 다이노스(0.429) 다음으로 높다.

신들린 대타 성공률+탄탄한 불펜…KIA '잇몸 야구' 지탱
KIA 구원진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2점대인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 중이다.

전상현, 최지민 두 좌우 셋업맨을 중심으로 앞뒤로 그에 버금가는 투수들이 최소 두 명씩은 더 붙어 확실하게 뒷문을 지킨다.

특히 왼손 강속구 투수로 타자의 타이밍을 잘 뺏는 투구 폼을 겸비한 곽도규의 성장이 도드라져 보인다.

양과 질에서 10개 구단 최강 축에 속하는 KIA의 불펜이 더욱 위력을 살리려면 타선 정상화가 급선무다.

박찬호는 열흘 후면 1군에 돌아오고, 나성범은 이달 말에나 1군에 등장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