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는 DM 쓰지, 카톡 안쓴다고?…통계 뜯어보니 "틀렸다" [팩트체크]
"친구들과 대화할 때 DM(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을 쓰긴 하지만 카톡(카카오톡)을 아예 안 쓰는 건 아니에요." "카톡으로 반 단체방 만드는 곳도 있고, 인스타 단체 DM을 사용하는 곳도 있어요. (카톡과 DM을) 같이 쓰는 거지, 카톡은 안 쓰고 DM만 쓰는 경우는 못봤습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10대 학생들이 인스타그램 DM을 선호하면서 카톡을 떠나고 있다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 최근 카톡 이용자 수가 급감했다는 집계 결과가 공개되자 "10대 이용자들이 떠난 탓"이라는 풀이까지 나왔다.

이 같은 '10대 이탈설'에 기름을 부은 통계는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자료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카톡 어플리케이션(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497만2002명으로, 전월 대비 22만1466명 감소했다. 이 조사에서 카톡 MAU가 4500만명을 밑돈 것은 22개월 만이다. 10대 이탈설은 카톡 MAU 급감의 설득력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사실일까. 카카오는 MAU가 전년도나 직전 분기와 비교해 봐도 '증가세'라며 이용자 감소 추세에 선을 그었다.

카카오가 실적 발표를 통해 공개한 지난해 4분기 평균 MAU는 약 4846만명. 전년 동기 대비 68만명, 직전 분기보다는 12만명 늘었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서비스인 만큼 이용자 수를 가장 정확하게 집계할 수 있는 데다 주주들에게 분기마다 공개하는 자료인 만큼 다른 기관 통계보다 신뢰도가 높다.

올 1분기 MAU 추이 역시 평소와 다르지 않은 상황. 이용자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 만한 요인도 없었다. 지난달 MAU가 급감했다는 통계에 대해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아이지에이웍스 측은 "표본을 통해 MAU를 추정하기 때문에 실제 이용자 수와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4300만여대에 이르는 국내 모바일 기기의 앱 사용 데이터를 토대로 추정값을 내놓는 방식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업계 일각에선 10대 이용자들이 카톡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용도'를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용도에 따라 사용하는 채널이 달라질 순 있으나 결국 카톡과 DM을 병행해 사용한다고 보는 게 좀 더 정확한 분석이란 얘기다. 일례로 학급 단체 공지, 가족 단체대화 용도로도 카톡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라 '카톡 이탈'로 간주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 통계를 보면 카톡은 10대 청소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로 꼽혔다. 2022년 기준 이용률은 95.3%. 같은 기간 인스타 DM은 줄곧 카톡 뒤를 이어 왔던 페이스북 메신저를 제치고 이용률 52.3%로 2위를 차지했는데 약 1년간의 시간차를 감안해도 격차가 상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가 급감할 땐 엄청난 충격이 따르는 요인이 있어야 하는데 딱히 그런 요인은 없었다"며 "카톡의 기존 MAU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