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고 흥미로운 시도다.”한국 방송사들이 준비한 총선 개표방송을 두고 외신이 내린 평가다.영국 BBC방송은 9일(현지시간) ‘이것은 K-드라마인가? 아니다. 한국 선거의 밤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이를 통해 다채로운 개표방송을 선보이는 한국의 방송사들을 소개했다.BBC는 “선거 날 한국에서 TV를 켜는 사람은 누구나 후보들이 로맨틱 멜로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 할리우드 영화 속 기차에서 싸우는 것, 또는 심지어 랩 배틀에 참여하는 것과 같은 흥미진진한 시청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BBC는 “TV 뒤에서는 또 다른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다. 젊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TV방송국들이 대중문화, 인공지능(AI), 화려한 그래픽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뛰어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SBS 관계자도 BBC와 인터뷰를 갖고 “(선거 방송이) 올림픽을 준비하는 것 같다는 말을 주고받는다”라며 “모든 노력을 기울여 방송을 만들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 다른 방송사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생각이 항상 든다”고도 말했다.다만 BBC는 “모두 다 이런 개표방송을 좋아하지는 않는다”라는 분석도 제기했다.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편, 고령층 유권자들로 부터는 만족스러운 평가가 나오지 않는다고 진단했다.이러한 개표방송을 두고 “시끄럽고 산만하다”는 평을 내놓는 고령 시청자들이 있다는 얘기다.BBC는 또 “방송사들이 후보들의 공약 등을 알리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일부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가수 리아로 알려진 김재원 조국혁신당 후보가 22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사격 종목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진종오 국민의미래 후보도 제22대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1일 오전 8시4분 기준 비례대표 정당 투표 개표가 이뤄졌다. 지상파 3사 예측 시스템에 따르면 비례대표 당선권은 국민의미래 19석, 민주연합 13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2석으로 각각 파악됐다.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서 4번을 받은 진 후보는 일찌감치 국회 입성이 확정됐다. 진 후보는 국내 최고 사격 스타롤 꼽혀왔다. 올림픽에서만 4개의 금메달과 2개의 은메달로 포상금으로만 10억원이 넘는 금액을 수령하며 '올림픽 역대 최다 포상금 수령자'로도 꼽혔다. 지난해 3월 선수 생활을 은퇴했고, 지난 2월 국민의힘에 정식 영입됐다. 이후 총선에서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도와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유세를 도와 왔다.1996년 삭발 머리로 '눈물'이라는 곡을 발표해 '삭발의 디바'로 불렸던 김 후보는 조국혁신당 비례 대표 7번에 배치돼 당선됐다. 김 후보는 2007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지원하고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2022년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 선언했다. 민주당 탈당 후 지난달 11일 조국혁신당에 입당했다.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모델이었던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이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인 임오경도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경기 광명갑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다만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 24번으로 나선 개그맨 서승만의 당선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 국회에 입성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배우 홍성우는 1978년 10대 총선에서 서울 도봉구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1대, 12대 총선까지 출마하며 3선 의원이 됐다.1992년에 치러진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개그맨 이주일이 통일국민당 후보로 경기 구리시에 출마해 당선됐고, 배우 이순재는 민자당, 강부자와 최불암은 통일국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갔다.15대 총선에서는 배우 신영균과 정한용, 16대에는 배우 신성일이 국회의원이 됐다. 김좌진 장군의 손녀이자 김두한 전 의원의 딸, 배우 송일국의 어머니인 배우 김을동은 18대 총선엔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이후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 송파병에 출마해 당선됐다.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4·10 총선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서 범야권 최대치로 예상했던 200석은 결국 나오지 않았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이 출구조사의 정확도를 떨어트린 것으로 풀이된다.11일 전국 개표율 99.05% 기준 개표 현황을 종합하면 전체 300개 의석 중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109석,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75석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군소 정당은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2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으로 예상된다.전날 투표 마감 직후 공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가 85~105석, 민주당과 민주연합이 178~197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했다. 군소 정당은 조국혁신당 12~14석, 개혁신당 1~4석, 새로운미래 0~2석이었다.민주당·민주연합의 단독 과반 의석 확보와 함께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범야권 200석 안팎으로 압승이 예상된다는 게 출구조사 결과를 분석한 방송 3사의 관측이었다. 민주당의 단독 과반 압승 예측은 맞았지만, 범야권 의석수 예측치는 실제 결과와는 다소 차이가 났다.방송사별로 보면 KBS의 범야권 의석 예측 최저치는 190석으로, 실제 결과보다 3석이 많았다. SBS는 193석을 제시해 6석을 더 많게 예측했다. MBC는 194석으로 7석이 실제 개표 결과보다 많았다.실제 개표 결과와 출구조사가 다른 배경에는 31.28%이라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일에는 출구조사를 진행할 수 없는 만큼, 사전투표에 참여한 1384만9043명의 표심은 출구조사 결과에 반영할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지역구별 당선 사례를 봐도 출구조사 결과가 뒤집힌 사례가 적지 않다. 경기 성남분당갑에서는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출구조사 예상을 뒤집고 이광재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경기 화성을에서도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공영운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서울 동작을에서는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 도봉갑에서는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출구조사 결과를 엎고 승리를 거머쥐었다.지상파 3사는 이번 출구조사 사업비로 총 72억8000만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정확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