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상현·배준영만 생환…4년 전 판박이
'민심 풍향계' 인천서 민주당 압승…14석 중 12석 석권(종합)
'선거 민심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인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제22대 총선에서 인천 14개 선거구 가운데 중구강화옹진과 동구미추홀을만 국민의힘에 내주고 12곳에서 승리했다.

이는 4년 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인천 13개 선거구 중 이들 두 선거구를 뺀 11곳을 석권한 것과 같은 결과다.

민주당 압승과 국민의힘 참패로 요약되는 인천 총선 결과는 큰 격차의 여소야대라는 22대 총선 전체 성적과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지역구 국회의원 254석 중 161석을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90석을 얻는 데 그쳤다.

토박이 비율이 낮고 전국 각지 출신이 고루 분포된 인천이 이번 총선에서도 민심의 풍향계 역할을 한 셈이다.

선거구별로 보면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계양구와 부평구 등 '인천 북부 벨트'에서 다시 민주당 후보들이 4개 의석을 싹쓸이했다.

계양을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민적 관심을 끈 '명룡대전'에서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을 여유 있게 누르고 수성에 성공했다.

이 후보는 54.1%, 원 후보는 45.4%의 득표율로 8%포인트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계양갑 유동수 후보는 3선 의원이 되고 부평갑 노종면, 부평을 박선원 후보는 첫 당선의 기쁨을 누렸다.

'민심 풍향계' 인천서 민주당 압승…14석 중 12석 석권(종합)
동구미추홀갑에서는 현역인 민주당 허종식 후보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장을 지낸 국민의힘 심재돈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남동갑에서는 현역인 민주당 맹성규 후보가 SBS 아나운서 출신의 국민의힘 손범규 후보에 승리했고 남동을에서는 iTV 기자 출신의 민주당 이훈기 후보가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을 역임한 국민의힘 신재경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이번 총선에서 1석이 늘어나 갑을병 3곳에서 선거가 치러진 서구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당선됐다.

서구갑에서는 민주당 김교흥 후보가 국민의힘 '한동훈 영입 1호 인재'인 박상수 후보를 제치고 3선을 달성했다.

서구을에서는 공익단체 '직장갑질119' 창립 멤버인 민주당 이용우 후보가, 서구병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실에서 근무한 모경종 후보가 승리하며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연수갑에서는 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국민의힘 정승연 후보와의 세 번째 대결에서도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고 연수을에서는 현역인 민주당 정일영 후보가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역임한 국민의힘 김기흥 후보를 꺾고 재선 의원이 됐다.

4년 전 총선에서 불과 171표 차이로 전국 최소 득표차를 기록한 동구미추홀을에서는 4선의 국민의힘 윤상현 후보가 민주당 남영희 후보와 '리턴 매치'에서 힘겹게 승리했다.

윤 후보와 남 후보는 각각 득표율 50.4%, 49.5%를 기록하며 이번에도 불과 1천표 차이로 희비가 갈렸다.

'민심 풍향계' 인천서 민주당 압승…14석 중 12석 석권(종합)
중구강화옹진에서는 국민의힘 배준영 후보가 민주당 조택상 후보와의 세 번째 승부에서 다시 이기며 재선 의원이 됐다.

지역 정가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인천 대승 요인으로 '정권 심판론'이 크게 작용한 점을 꼽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실망한 인천 유권자 상당수가 정부 지원론보다 견제론 쪽에 힘을 실어줬다는 것이다.

계양을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대결한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는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선거전 내내 구체적인 지역 발전 공약을 제시하며 '지역 일꾼론' 확산에 공을 들였지만, 끝내 정권 심판론을 극복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후보 공천 전략이 지역 유권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유권자들과 호흡을 맞춰온 인사들 대신 대통령실 근무 경력을 앞세운 후보들이 속속 출마했으나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민심 풍향계' 인천서 민주당 압승…14석 중 12석 석권(종합)
경제자유구역인 송도를 선거구로 하는 연수을에서는 비교적 지지율이 높았던 김진용 전 인천경제청장이 국민의힘 경선에서 배제됐고 대통령실 부대변인 출신의 김기흥 후보가 공천됐으나 민주당 현역 의원에 패했다.

남동을에서도 국민의힘 경선에서 고주룡 전 인천시 대변인을 누르고 본선에 출마한 신재경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민주당 이훈기 후보에 득표율 45.5%대 54.4%로 무릎을 꿇었다.

남동을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3선의 윤관석 의원이 구속돼 이번 총선 결과가 관심을 끈 선거구다.

인천에서 21대 국회에 이어 22대에도 민주당이 절대 의석을 차지함에 따라 인천시의 주요 현안 사업 추진에 민주당의 영향력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

수도권매립지 대체 매립지 확보,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조기 건설 등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이 민주당 지역 의원들의 협력을 어떻게 끌어낼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