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1960년 이후 양평군 총선 '보수 불패' 이어져
1960년 이후 실시된 총선에서 한 번도 보수 진영 후보가 패한 적이 없는 경기 양평군에서는 4·10 총선에서도 보수 강세가 이어졌다.

여주시·양평군 선거구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김선교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최재관 후보가 21대 총선에 이어 4년 만에 리턴매치를 펼쳤다.

양평은 지역 민심을 흔들만한 큰 이슈가 많지 않고 신도시 조성, 인구 유입 등 변화도 적어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 처가가 연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이 터지면서 이곳 지역 민심은 요동쳤다.

양평 고속도로 이슈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 주요 현안이자 정치 쟁점의 하나로 거론돼 지역민의 표심 향배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권 심판'을 강조하며 선거운동을 시작한 지난달 7일과 이달 6일 두 차례 당 지도부와 함께 양평을 찾아 최 후보를 '집중 지원'한 것도 '정부 심판'에 대한 지역 민심을 결집해 이곳에서 처음으로 진보 진영 국회의원을 배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됐다.

이곳은 선거 초반만 해도 최 후보가 뒤지는 분위기였지만, 종반에 다다르면서 해볼 만한 흐름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최 후보 측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선거 결과를 가를 현안 중 하나로 꼽힌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문제에 관한 두 후보의 입장에는 분명한 차이가 났다.

최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인수위 시절에 용역사 체결하고 일주일 만에 노선이 변경됐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그것이 국정조사나 특검을 통해 밝혀지면 변경 가능성은 제로"라며 원안(양서면 종점) 추진에 힘을 실었다.

이에 맞서는 김 후보는 "원안에는 IC(나들목)가 없고 대안(강상면 종점)에는 IC가 있다.

양평에 사는 분들은 대안으로 오는 게 직접 혜택을 받고 여주까지도 좋아진다"라며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대안 노선의 조기 착공 추진을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을 지낸 최 후보는 청와대를 나온 후 여주와 양평에서 농촌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왔고, 지난 10여년간 선거 과정을 통해 여주·양평의 진보 진영 외연이 확대돼 온 만큼 승산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양평에서 나고 자라 3선 양평군수와 21대 여주·양평 국회의원을 지낸 양평 토박이 김 후보의 태생적 기반을 넘어 승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개표율 95%를 넘긴 11일 오전 1시 30분께 김선교 후보는 53.41%로, 최재관 후보 46.58%의 득표율로 6.8%포인트 차이로 앞서며 당선을 확정 지었다.

이로써 1960년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양평지역의 '보수 불패' 기록은 이어지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