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할머니가 지인 신분증으로 투표, 동명이인 서명 해프닝도
통영서는 유권자 태운 배 표류, 경기 투표소는 수도관 파손 소동
[4·10 총선] 투표용지 훼손·기표 촬영…전국서 사건 사고 잇따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전국의 투표소에서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잇따랐다.

투표용지를 찢거나 기표 행위를 실시간 방송하고, 술에 취해 투표소에서 소동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

90대 할머니가 지인의 신분증으로 투표하거나, 동명이인이 선거인 명부에 서명하면서 "누가 이미 투표했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남 통영에서는 유권자를 태운 배가 표류해 해경에 구조됐고, 경기 투표소에서는 수도관이 파손돼 투표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 투표용지 훼손하고 기표 촬영 잇따라
부산 기장군에서는 이날 오후 2시께 80대 남성이 투표용지 교환을 요구하며 항의하다가 투표용지를 찢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부산 연제구에서는 80대 여성이 기표하지 않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은 뒤 투표함을 개봉해달라고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울산의 한 투표소에서는 50대 유권자가 자신의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펼쳐 보이는 바람에 투표가 무효 처리되자 투표용지를 찢어버렸다.

울산의 또 다른 투표소에서는 50대 유권자가 투표를 마친 후 "자기 집이 멀다"며 소리를 치고 행패를 부렸다.

대전 서구 한 투표소에서는 군소정당 후보가 투표용지를 바꿔 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기표소 입구를 막는 등 다른 사람의 투표를 40여분간 방해하는 일이 있었다.

인천 부평구 한 투표소에서는 70대가 "투표함 바꿔치기가 의심된다" 소란을 피워 경찰에 체포됐다.

전북 군산시 한 투표소에서는 50대 B씨가 함께 투표소를 찾은 20대 자녀의 투표지를 훼손하는 일도 있었다.

[4·10 총선] 투표용지 훼손·기표 촬영…전국서 사건 사고 잇따라
◇ "누가 이미 투표" 동명인 착오 소동도
울산 한 투표소에서 동명이인이 다른 사람의 선거인명부에 서명하면서 한차례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1시 44분께 울산 중구 학성동 한 투표소에서는 한 유권자가 선거인명부에서 자신의 이름 옆에 서명이 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유권자가 투표 관리관에게 "왜 이렇게 돼 있냐"고 항의하자, 관리관은 "동명이인으로 인해 서명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에서 90대 할머니가 지인의 신분증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경위 파악에 나섰다.

이날 오전 광주의 한 투표소에 투표하러 온 80대 유권자가 이미 사전 투표한 것으로 표기돼 있자 경찰이 확인에 나섰고,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지인인 90대가 80대의 신분증을 주워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90대 할머니는 경로당에서 주운 해당 여성의 신분증을 자신의 신분증으로 오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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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소 수도관 파손에 유권자 태운 배 표류하기도
이날 오후 1시 19분께 경기 부천시 오정구 성곡동 제7투표소가 마련된 까치울초등학교 1층 학부모 실에서 수도관이 파손됐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수도관에서 바닥 등으로 물이 새어 나와 투표가 25분가량 중단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은 학부모실 내 수도관 계량기 밸브를 잠그고 물품을 옮기는 등 조치를 했다.

경남 통영에서 제22대 총선에 참여하려는 유권자들이 탄 배가 표류해 하마터면 유권자들이 해상에서 발이 묶일 뻔했다.

이날 오전 9시 55분께 통영시 오곡도 인근 해상에서 오곡도 지역 유권자 6명을 비롯해 선장과 기관장 등 총 8명이 탄 29t 유람선이 멈춰 섰다.

이 사고는 유람선 선미에 부착된 스크루(엔진 추진 장치)에 부유물이 감긴 것으로 확인됐다.

출동한 해경은 사고 발생 20분 만인 오전 10시 15분께 유람선을 예인줄로 연결해 목적지인 학림도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유권자 6명은 모두 안전하게 투표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보배, 김동민, 최은지, 유형재, 손형규, 정다움, 김선호,양영석, 심민규, 장지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