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석방자 늘리고 남부 피란민 제한없이 북부행"
이·하마스 검토중…"접점 여전히 없어" 진통 지속될듯
"미국, 가자휴전·인질석방 새 중재안…이스라엘 압박"
미국이 새로운 가자지구 휴전 중재안을 제시했다고 CNN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계속된 협상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중재안을 전달했다.

새 중재안에는 하마스가 억류한 이스라엘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이스라엘이 석방할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규모를 900명으로 200명 정도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 때문에 남부로 피란한 주민을 원래 살던 북부로 제한 없이 복귀시키는 방안도 중재안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 같은 두 의제는 지금까지도 접점을 찾기 힘든 것들로 전해진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들 가운데 누굴 얼마나 석방할지는 휴전 협상이 시작된 이후 최대 쟁점이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지하 인프라가 빼곡한 북부로 남부 피란민들이 복귀하는 데에 특히 예민하다.

이는 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이스라엘 철군과 맞물려 하마스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피란민 중에 하마스 조직원들이 있다고 보고 중부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북부로 보낸다는 입장이다.

미국 정부의 제약 없는 주민 복귀안은 인도주의적 의미가 있지만 이스라엘에는 강력한 압박일 수밖에 없다.

일단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번스 국장의 새 중재안을 검토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협상 내용을 잘 아는 한 외교관은 CNN에 두 의제에 아직 접점이 없다며 "이런 문제가 향후 며칠 내에 풀릴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를 공격할 날짜를 정했다며 하마스에 압박 수위를 높였다.

라파는 피란민들과 함께 하마스 조직원이 은신한 최후 거점으로 관측된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라파 공격이 민간인 대량살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 때문에 이스라엘을 말리고 있다.

하마스는 작년 10월 이스라엘에 침투해 1천200명 정도를 죽이고 240명 정도를 근거지 가자지구에 끌고 갔다.

아직 풀려나지 않은 인질은 100여명으로 이들 중 상당수는 전쟁 중에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전면 해체를 내걸고 단행한 전쟁에서 가자지구 내 사망자는 3만3천명을 넘어섰다.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은 가자지구 내 인도주의 위기를 종식하려고 수개월째 휴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지만 양측의 이견은 지속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