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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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위크'가 시작된 8일(현지시간) 오전 9시 30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는 이미 갤러리로 가득했다. 특히 13번홀(파5)은 대회 기간을 방불케할 정도로 갤러리로 빼곡했다. 그때 페어웨이 쪽으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가 등장했다. 갤러리들이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그의 아이언이 공을 때렸고, 공은 핀에서 약 네발짝 옆에 떨어졌다. 떠나갈듯한 함성이 홀을 가득 메웠다.

'골프 황제'의 연습 라운드를 시작으로 올해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주간이 막을 올렸다. 마스터스는 11일 첫번째 라운드가 시작되지만 대회를 앞두고 월.화요일 공식연습, 수요일 파3 콘테스트 등 풍성한 사전 이벤트를 연다. 때문에 마스터스가 열리는 주 전체를 '마스터스 주간(Masters Week)'이라고 부른다.

첫번째 공식연습일인 이날, 우즈는 오전 8시 35분부터 윌 잴러토리스(미국)와 함께 10번홀부터 코스 점검에 나섰다. 이날 가장 먼저 연습 라운드에 나선 팀이었다. 우즈는 전날 전반 9개 홀을 돌아본터라, 이날은 후반 9홀을 플레이했다.
타이거 우즈(왼쪽)가 윌 잴러토리스와 함께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GC 16번홀에서 '물수제비샷'을 선보이고 있다.  /REUTERS
타이거 우즈(왼쪽)가 윌 잴러토리스와 함께 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GC 16번홀에서 '물수제비샷'을 선보이고 있다. /REUTERS
우즈는 이날 자신이 참여한 브랜드 '선 데이 레드'의 흰색 상의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연습에 나섰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그린 주변과 트러블 샷 점검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여러 방향에서 어프로치샷을 시도하고, 퍼팅도 수차례 하며 그린을 확인했다. 초반 3개홀을 도는데만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번 마스터스로 우즈는 7주 만에 투어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2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특급대회인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도중 독감으로 인해 기권했고, 이후 투어에 출전하지 않으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이날 우즈의 컨디션은 상당히 좋아보였다. 걸음걸이는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작년 마스터스 때보다 훨씬 편안해보였다. 여러 홀에서 아이언 샷을 핀 옆에 붙일 정도로 샷감도 좋았다. 이동하는 동안 환하게 웃는 모습도 여러차례 목격됐다.

우즈와 잴러토리스가 16번홀(파3)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 홀 주변을 가득 채운 갤러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즈는 티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렸다.

팬들이 이 홀에 특별히 많이 몰린데는 마스터스 연습라운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 이벤트가 있기 때문이다. 이 홀에서는 티샷과 그린 사이에 커다란 헤저드가 놓여있다. 연습라운드에서는 선수들이 공으로 물수제비를 뜨는 '물수제비샷'을 선보이곤 한다.

우즈가 티잉 그라운드를 벗어나자 팬들은 "타이거"를 외치며 우즈의 물수제비샷을 기다렸다. 우즈는 물 바로 앞에 서서 캐디에게 공을 건네 받았고 공을 낮게 띄우는 샷을 했다. 우즈의 공은 물 위에서 두어차례 튀어오른 뒤 그린에 올라갔다가 뒤까지 굴러갔다. 동반자인 잴러토리스의 공은 몇차례 튀어오른 뒤 물 속에 빠졌다.

출전 선수 89명 가운데 가장 먼저 공식 연습에 나선 우즈는 11일부터 26번째 마스터스 무대에 선다. 우즈는 마스터스 대회에서만 총 5번의 우승을 거뒀다.

오거스타=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