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투구 안 하는 류현진, 50%의 힘으로 20구 감각 조율
11일 두산전 앞두고 재점검…제구 문제 극복할까
이 악문 류현진, 불펜서 투구 훈련…재기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투수들은 보통 5일 혹은 6일 간격으로 선발 등판해 100구 전후의 공을 던진다.

선발 투수들은 등판 일정 사이에 불펜에서 공을 던지며 뭉친 어깨를 풀고 다음 선발 일정을 준비한다.

이 루틴은 국내 프로야구뿐만 아니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일본 프로야구 등 대부분의 프로리그 선발 투수들이 따른다.

반면, 이 루틴을 지키지 않는 투수도 있다.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37)이 대표적이다.

그는 프로 데뷔 초부터 불펜 투구를 하지 않았다.

등판 간격 사이에 공을 던지면 오히려 컨디션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뛸 때도 그랬다.

류현진은 과거 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 시절 불펜 투구를 하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현지 언론들로부터 조명을 받기도 했다.

류현진이 불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류현진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를 앞두고 불펜에 섰다.

그리고 박승민 투수 코치가 보는 앞에서 약 20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공을 던졌다.

류현진은 어느 정도 공을 던진 뒤 "끝!"이라며 밝게 웃으며 외야로 이동해 몸을 풀었다.

이 악문 류현진, 불펜서 투구 훈련…재기할 수 있을까
지난 겨울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고전하고 있다.

그는 지난 달 23일 LG 트윈스와 복귀 후 첫 경기에서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점)으로 부진했고 3월 29일 kt wiz와 두 번째 경기에선 6이닝 무사사구 8피안타 9탈삼진 2실점 했다.

그리고 이달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지다가 5회에 무려 7연속 안타를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그는 4⅓이닝 동안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 했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8.36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세 경기 모두 70구까지는 호투했으나 70구 이후 급격한 체력 문제와 제구 문제를 노출하며 소나기 안타를 얻어맞았다.

상대 팀들은 류현진의 약점을 찾은 듯 거의 같은 작전으로 공략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답답한 마음을 추스르고 선발 투구 이틀 만에 불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투구 훈련을 소화했다.

한화 내부에선 류현진의 투구 훈련에 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박승민 한화 투수 코치는 "류현진이 한 훈련은 '쇼트 사이드'라는 훈련으로 모든 힘을 다해 던지는 불펜 투구와는 다르다"라며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선수들은 쇼트 사이드 훈련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류현진은 약 50% 정도의 힘으로 공을 던졌다"라며 "투구 감각을 이어가기 위한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키움전 난타 이후 몸과 마음을 추스른 류현진은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두산과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