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2차전지 업종의 주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기차 업황 부진이 올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2차전지 관련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실적 쇼크' 에코프로·LG엔솔…배터리주 2분기 전망도 암울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 대표주인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이날 0.80% 하락한 37만3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주가는 52주 최저가(35만8000원)를 기록했다. 2차전지 관련주인 솔브레인홀딩스(-16.64%), 에코프로(-6.00%), 광무(-5.02%), 금양(-1.70%), LG화학(-1.50%) 등도 떨어졌다.

2차전지 관련 주가가 동반 내림세를 탄 건 LG에너지솔루션의 올 1분기 실적 부진 영향이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57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5.2% 급감했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여기에 글로벌 전기차를 대표하는 테슬라의 저조한 실적도 영향을 미쳤다. 테슬라가 2일 발표한 1분기 전기차 인도량은 월가 예상치 대비 15% 밑돌았다. 에코프로비엠도 포드, SK온과 북미 지역에 건립하기로 한 배터리 양극재 공장의 양산 시점을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1년가량 미뤘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업종의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 예상 하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내연기관차 규제 완화, 도널드 트럼프의 전기차 보조금 폐기 선언 등 2차전지 산업에 부정적인 소식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며 “주요 2차전지 업체의 올해 2분기뿐 아니라 연간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 자동차 배터리의 판매 가격이 1분기 대비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 말 배터리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유럽 수요가 얼마나 회복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순매도 109억원어치), SKC(97억원) 등을 팔았다. 국내 기관투자가도 에코프로비엠(164억원), 엔켐(162억원), LG에너지솔루션(114억원) 등을 순매도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