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공병대 성명 "4월 말에는 제한적 출입 수로 사전개방"
'교량붕괴' 볼티모어항 운영 이르면 내달 말 정상화 목표
교량 붕괴로 폐쇄되기 전까지 미국 최대 자동차 수출입항으로 기능하던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의 운영이 이르면 내달 말 정상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미 육군공병대(USACE) 볼티모어 지구는 전날 밤 배포한 성명에서 "5월 말까지 너비 700피트(약 21.3m), 깊이 50피트(약 15.2m)의 선박 운항 수로를 재개방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에 앞서 4월 말까지는 볼티모어항에 드나들 수 있는 "너비 280피트(약 85.3m), 깊이 35피트(약 10.5m)의 제한적 출입 수로"를 먼저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USACE 볼티모어 지구는 제한적 진입용 수로가 열리면 컨테이너 운송용 바지선과 자동차·농기계 운반선 일부가 볼티모어항에 다시 드나들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볼티모어에서는 지난달 26일 새벽 동력을 상실한 채 표류하던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달리' 호가 교각을 들이받으면서 볼티모어 항만을 가로지르는 길이 2.6㎞의 대형 교량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련 당국은 신속히 차량 통행을 통제하는 등 조처를 했으나 포트홀 보수 작업 중이던 건설 노동자 8명에게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강에 떨어진 건설 노동자 중 2명은 구조됐으나 나머지 6명은 시신으로 발견되거나 실종됐다.

USACE는 볼티모어항 진출입을 가로막고 있는 수천 톤(t)의 강철과 콘크리트 덩어리들을 단계적으로 제거하고, 잔해에 짓눌린 채 사고 현장에 멈춰 서 있는 달리 호도 예인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음파탐지기가 탑재된 미 해군 소속 소형선 다수와, 무려 1천t을 들어 올릴 수 있어 과거 태평양에 가라앉은 소련 잠수함 인양 작전에 쓰였다는 대형 해상 크레인 '체셔피크' 등이 이미 현장에 투입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문제는 어지럽게 얽혀 있는 철골을 인양 가능한 크기로 절단하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란 점이다.

뒤틀린 강철이 갑작스럽게 움직여 작업자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추가 붕괴를 유발할 위험이 커서다.

퍼탭스코강을 따라 볼티모어 체서피크만으로 흘러드는 흙탕물 탓에 수중 가시거리가 30∼60㎝에 불과한 데다, 자칫 달리 호에 실린 700t이 넘는 위험물질이 유출돼 환경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복구 작업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6천만 달러(약 811억원)의 긴급 연방 예산을 승인했으나, 실제 복구에 필요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비드 트론 미 하원의원(민주·메릴랜드)은 최근 CBS 방송 인터뷰에서 전체 복구 비용이 1억 달러(약 1천35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현지시간으로 5일 오전 사고 현장을 수색하던 잠수부들이 실종됐던 38세 건설노동자의 시신을 인양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시신으로 발견된 건설노동자는 이로써 총 세 명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