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 모든 부분 강화…우리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 갖춰야"
징집병 규모도 2036년까지 1만3천500명으로 50% 늘리기로
노르웨이, 러 위협 대비 '역사적' 방위비 증액…12년간 77조원↑
노르웨이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해 2036년까지 앞으로 12년간 방위비를 76조원 늘릴 계획이라고 AP통신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이날 앞으로 12년간 국방비를 6천억 크로네(약 76조원) 늘리는 "역사적 증액"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2036년에는 노르웨이의 총국방비 지출은 1조6천240억 크로네(약 205조원)가 될 전망이다.

스퇴레 총리는 "우리의 안보 환경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에 방위와 대비 태세에 더 많이 지출하고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며 "이는 군의 모든 부분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스퇴레 총리는 증액된 국방비로 최소 5대의 신형 호위함과 잠수함을 구입하고 노르웨이 역사상 최초로 장거리 방공 시스템을 구축하며 육군을 1개 여단에서 3개 여단으로 늘리려 한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비 증액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끝에 이 같은 계획이 도출됐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 재집권할 경우 나토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노르웨이의 방위비 대폭 증액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시절 나토 탈퇴를 위협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유럽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이 불충분하다고 공개적으로 불평하고 있다.

스퇴레 총리는 "노르웨이는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으며 나토도 마찬가지"라며 "하지만 위기와 전쟁이 발생하면 우리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노르웨이 정부는 이번 국방비 증액이 학교나 병원 등에 대한 공공 서비스 지출을 삭감하지 않고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은 노르웨이 의회를 통과해야 하며 외신은 이번 증액안이 의회에서 지지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의회 표결이 언제 이뤄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노르웨이는 이달 초에도 현재 9천명 수준인 징집병 규모를 단계적으로 늘려 2036년까지 1만3천500명으로 약 50% 확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