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미국과 발맞춰 재래식 군축조약 탈퇴
튀르키예가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을 공식 탈퇴했다고 국영 아나돌루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튀르키예 관보에 따르면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달 8일부로 CFE 조약 이행을 중단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을 발표했다.

냉전 막바지인 1990년 11월 서방 군사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당시 소련 주도의 바르샤바조약기구가 함께 체결한 CFE는 각자 재래식 무기 보유 목록과 수량을 제한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작년 11월 러시아는 나토의 확장 정책을 문제 삼으며 CFE 탈퇴를 선언했고 이에 나토는 CFE 효력이 중단된다고 밝혔다.

당시 미국도 "국제법 권리에 따라 CFE에 따른 의무 이행을 중단할 것"이라며 "이는 (재래식 무기의) 계획, 배치, 훈련 등에 대한 제약을 제거함으로 동맹의 억제력과 방어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블룸버그 통신은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의 이번 결정을 두고 "나토 동맹국 조치에 합류했다"며 "내달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튀르키예가 2019년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 도입을 강행하자 미국은 튀르키예를 F-35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에서 퇴출하고 F-16까지 막으며 불화를 빚었다.

이후 튀르키예가 올 1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20개월만에 비준하자 미국도 튀르키예에 대한 F-16 추가 판매를 승인하며 양국 관계가 개선되기 시작했고,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을 위해 튀르키예에서 폭약 구입량을 늘리며 양국 간 군사 협력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줄타기해온 튀르키예가 근래 점점 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준수하고 있다"고 해설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