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서건창·이우성, 준비된 '멀티맨'의 화려한 공격 본능
나성범과 황대인 두 거포가 부상으로 이탈했는데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타선에는 큰 구멍이 생기지 않았다.

준비된 '멀티맨' 서건창과 이우성이 있어서다.

글러브를 가방에 몇 개씩 넣고 다니는 둘이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맹타를 휘두른 덕분에 KIA는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2024년 시즌 초반 순풍을 탔다.

오른쪽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의 부분 손상 진단을 받고 재활 중인 나성범은 일러야 이달 말에나 돌아온다.

왼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쓰러진 황대인은 아직 복귀 시기를 가늠할 수조차 없다.

현재 이우성은 1루수와 우익수로, 서건창은 1루수와 2루수로 각각 출전 중이다.

상대 팀 투수와의 타격 성적을 기초로 라인업을 구성하는 이범호 KIA 감독은 최근 방망이에 불이 붙은 교타자 서건창을 중용한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 단계 올라선 이우성은 5∼6번 타순에 들어서는 중심 타자로 입지를 굳혔다.

서건창은 '자유계약선수(FA) 3수'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떼고 고향 팀에서 부활의 날개를 폈다.

3일 kt wiz와의 경기에서 560일 만에 홈런포를 터뜨리는 등 3안타의 불꽃타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서건창이 타율 0.500(14타수 7안타)에 5타점, 이우성이 타율 0.355(31타수 11안타)에 5타점을 수확해 KIA의 득점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이우성은 1번 타자 박찬호와 더불어 팀 내 최다 안타 1위를 달릴 정도로 현재 타격 감각이 좋다.

2번 타자 김도영과 상위 타선의 연결 고리인 9번 타자 최원준만 터져 준다면 KIA는 지뢰밭 타선을 구축할 만하다.

KIA 서건창·이우성, 준비된 '멀티맨'의 화려한 공격 본능
서건창과 이우성의 성공기는 승리와 감동을 동시에 좇는 팬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심는다.

시대를 앞서간 교타자에서 한순간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해 최저 연봉보다 조금 많은 5천만원을 받고 KIA에서 재기를 도모하는 서건창은 매 순간 절실하게 타석에 선다.

1루와 2루 붙박이가 아니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타석마다 의미 있는 한 방을 생산하려고 집중한다.

2013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2016년에야 1군에 데뷔한 이우성은 2018년 NC 다이노스를 거쳐 2019년부터 호랑이 유니폼을 착용 중이다.

펀치력을 지닌 만년 기대주였던 이우성은 프로 무대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400타석을 채우고 3할 타율(0.301)도 달성했다.

홈런도 한 해 가장 많은 8개를 때렸다.

묵묵히 성실하게 제 몫을 해온 이우성을 타격 코치 시절부터 눈여겨본 이범호 감독은 "기회가 없었을 뿐 이우성이 꾸준히 출장하면 더 잘할 선수"라며 사기를 북돋웠다.

이우성은 나성범과 황대인이 빠진 '비상시국'에 우타 거포로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오랜 시간 된서리를 견뎌온 서건창과 이우성의 봄은 그래서 더 찬란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