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회장
송영숙 회장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모녀와 형제가 공동경영에 나선다.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4일 이사회를 열고 임성기 창업주의 차남 임종훈 이사를 신임 대표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송영숙 회장은 대표직을 유지한다.

회사 측은 가족 간 화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공동대표체제를 갖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선택을 받은 임종윤·종훈 형제가 모친인 송 회장을 해임하지 않은 이유다.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주총 직후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가기를 바란다”며 화해 의사를 보였다.

임종훈 이사
임종훈 이사
일각에서는 가족이 함께 상속세를 해결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시각도 있다. 형제와 모녀가 내야 하는 상속세는 약 5400억원이다. 3차에 걸쳐 납부하고 남은 상속세는 2700억원이다. 다음 납부 기한은 이달 말이다. 장·차남 측은 상속세 해결과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KKR과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윤 이사는 한미약품 임시주총을 열어 경영 복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지주사 대신 한미약품 경영을 선택한 것은 의약품 사업 개발에 대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미약품 신임 이사로는 임해룡 베이징한미약품 대표, 김완주 전 한미정밀화학 대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이 거론된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