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주식 취득 증거 제출 안해 손해 봤다 볼 수 없어"
신라젠 소액주주, 전 경영진·한국거래소 상대 손배소 패소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휘청였던 코스닥 상장사 신라젠의 소액주주들이 전 경영진과 한국거래소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정찬우 부장판사)는 4일 신라젠 소액주주 313명이 거래소와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 등을 상대로 약 5억원을 달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소 제기일부터 변론종결일인 지난달 7일까지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신라젠의 주식을 취득했다는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으므로 주식을 취득해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스스로 주식 거래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주식거래내역을 장기간에 걸쳐 전혀 제출하지 못하는 것은 실제로 주식을 거래하지 않았거나 1심 소송에서의 권리행사를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신라젠의 거래 정지와 상장 폐지 위험은 거래소의 부실 상장 심사와 문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의 범죄 행위에서 비롯됐다'며 2022년 6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신라젠은 문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같은해 11월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신라젠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으나 2022년 1월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한 달 뒤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다시 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했고, 2022년 10월 상장 유지 결정을 받아 주식거래가 재개됐다.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자금 돌려막기'로 1천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된 문 전 대표는 2022년 12월 징역 5년에 벌금 10억원이 확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