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 싱가포르의 대표 실버타운 ‘캄풍 애드미럴티’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가 들려왔다. 백발노인과 다섯 살배기 어린이들이 공존하는 풍경이 이색적이었다. 한참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은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잡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어린이집이 실버타운 안에 있어 이곳에 거주하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낮 시간대에는 어린 손자·손녀들을 돌보고 있었다.

싱가포르가 초장수 시대에 걸맞은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찾은 키워드는 ‘소통’이다. 2017년 세워진 싱가포르 최초 노인 공공주택인 캄풍 애드미럴티가 이런 정책 실험에 최적화된 시설이다. 건물 한 곳에 광장과 식당가, 병원, 커뮤니티센터 등이 수직으로 모여 있다. 이곳에 사는 노인들은 함께 운동하고 친구를 사귀면서 활기차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찬 흐엉치 싱가포르 외교부 대사는 “싱가포르는 국가 차원에서 노인들이 사회활동을 하도록 적극 독려해왔다”며 “우울증을 앓는 노인이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캄풍 애드미럴티를 저렴한 가격에 분양했다. 면적 36㎡ 기준 분양가가 약 1억원이었다. 당시 비슷한 크기의 공공주택 가격의 절반 또는 3분의 1 수준이었다. 55세 이상만 분양 신청이 가능했는데 인기가 높아 경쟁이 치열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후 다른 지역에 노인 공공주택 세 곳을 추가 조성했다.

싱가포르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모여 살도록 유도하는 부동산정책을 펴고 있다. 노인 공공주택은 시내와 멀리 떨어지지 않아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세웠다. 캄풍 애드미럴티는 싱가포르 중심업무지구에서 지하철로 30분 거리에 있다. 애드미럴티역 개찰구와 건물 입구가 곧바로 연결될 정도로 초역세권이다. 또 자녀와 부모가 4㎞ 이내 거리를 두고 거주할 경우 부동산 청약 가점을 주고 최대 3만 싱가포르달러(약 3000만원)를 지원한다.

이관옥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싱가포르는 노인 중심의 부동산정책을 펴고 있다”며 “부모의 노후가 해결돼 자녀들 반응이 더 좋다”고 했다.

싱가포르=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