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원 밖에 안 올랐네"…테슬라 모델Y '의외의 돌풍'
"사실상 200(만원)밖에 안 오른 거라면 괜찮네요."

테슬라 모델Y RWD(후륜구동)에 대한 보조금 축소 사실이 알려진 지난 2월 자동차 온라인커뮤니티에선 이 같은 반응이 나왔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 탓에 올해 정부 보조금이 대폭 깎였지만 5000만원 넘어가는 수입차 구매자에게 엄청난 가격 차이는 아니란 얘기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전기차 보조금이 결정된 후인 3월에 제대로 나타났다. 테슬라 모델Y는 보조금 논란에도 3월 한 달 동안에만 국내에서 6000대 가까이(5935대) 팔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Y는 지난달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했다. 2위 BMW 520(1553대)의 약 4배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다.

모델Y가 월간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러한 판매량 급증은 3개월에 한 번씩 국내에 차량을 들여오는 일정의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지난달 판매량을 3개월치로 나누면 한 달에 2000대 정도 팔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실 올해 모델Y RWD는 판매량 감소가 예상됐다. LFP 배터리를 단 모델Y RWD의 경우 보조금이 지난해보다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올해 모델Y RWD는 국고보조금 195만원, 서울 기준 지자체 보조금 45만원 등 총 24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총 649만원에서 400만원 정도 줄었다. 다만 테슬라가 모델Y RWD의 가격을 200만원 내리면서 실구매가 기준으로는 기존보다 200만원 정도 오른 셈이다.

보조금 감소폭을 지켜보던 구매 대기자들 입장에선 생각보다 많이 안 올랐다고 인식할 여지가 있는 대목.

업계는 테슬라의 신형 모델3 하이랜드가 올해 국내에 출시되면 월간 판매 순위 1위를 무난히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델3 하이랜드는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 신형 차량이다.

모델Y 돌풍으로 수입차의 전기차 비중도 지난달 껑충 늘었다. 지난달 전기차 비중은 32.6%로, 전년 동월 대비 7.5% 늘었다. 올해 1~3월 누적 등록으로는 1만237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 정윤영 KAIDA 부회장은 "일부 브랜드 물량 부족에도 전기차 보조금 확정, 영업 일수 증가 등으로 수입차 판매가 대체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